적자기업도 상장을 가능하게 해주는 '코스닥 기술평가제도'가 바이오 관련 기업들의 상장 창구로 떠오르고 있다. 1일 코스닥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장외 바이오업체인 '크리스탈지노믹스'가 최근 코스닥기술평가를 통과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신약 개발업체로 지난 2004년 비만치료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해 주목을 받았으며,올해는 류머티스 관절염을 억제하는 단백질의 작용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기도 했다. 이달 중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오는 10월께 상장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의 코스닥 기술평가 통과는 합성 유전자 원료 등을 생산하는 바이오니아에 이어 두번째다. 증권선물거래소가 지난 3월 도입한 기술평가제도는 기술력 성장성을 갖춘 벤처기업이 코스닥 상장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수익요건(경상이익,ROE) 적용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대신 전문평가 기관 등을 통해 기술력과 성장성을 검증토록 하고,이를 위해 지난 4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과 평가계약을 체결했다. 기술평가전문기관으로는 바이오 분야의 생명공학연구원을 비롯해 기술신용보증기금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산업기술평가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모두 5개 기관이 선정돼 있다. 제도 시행 이후 바이오 관련 기업들의 문의는 계속 이어지는 추세다. 코스닥시장본부 이철재 상장제도총괄팀장은 "한달 평균 7~8곳의 바이오 기업들이 평가 방법 등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며 "바이오 기업의 경우 아직 가시적이 매출을 올리는 곳이 적기 때문에 상장을 위해 이 제도를 활용하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상장신청 건수는 한달 평균 1~2건에도 못 미치는 형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수익요건 외에도 상장 결격사유를 가진 바이오 업체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라며 "반면 상대적으로 건실한 바이오 업체들의 신청사례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