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드래프트 1순위라고 항상 최고라는 보장은 없다.' 호주 출신의 '괴물센터' 앤드류 보거트(20.214㎝)와 '명문'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마빈 윌리엄스가 각각 1, 2순위로 지명된 가운데 29일(한국시간) 뉴욕 메디슨스퀘어가든에서 펼쳐진 2005 미국프로농구(NBA) 신인드래프트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러나 이들이 '성공신화'를 쓰게 될지 혹은 다른 선수들이 오히려 더 주목을 받게 될 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것. 시작은 미약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숨겨진 재능의 껍질을 까고 NBA 코트를 점령하고 있는 드래프트 후순위 지명 선수들이 널려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올 시즌 지지않는 '태양' 피닉스 선즈의 돌풍을 일으킨 아마레 스타더마이어. 스타더마이어는 지난 2002년 전체 9순위로 피닉스에 지명됐다. 하지만 올 시즌 평균 26득점, 플레이오프에서는 득점포에 불을 뿜으며 경기당 30점씩 쏟아부었다. 올해 23살로 발전가능성이 무한하다는 감안하면 피닉스는 복덩이를 안은 셈이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스티브 내쉬(피닉스)도 있다. 내쉬는 지난 1996년 15번째 순위로 피닉스에 지명됐다. 그가 수 년이 흐른 후 NBA 코트를 호령하는 최고 포인트가드로 성장할 지는 당시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것. '우편 배달부' 칼 말론은 1985년 13번째 순위로 지명됐고 '코트의 악동' 데니스 로드맨은 27순위로 지명됐지만 무한 경쟁의 NBA에서 각각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로 자리를 잡았다. 올 시즌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우승을 견인한 토니 파커는 28순위. 시애틀 슈퍼소닉스의 돌풍을 주도한 라샤드 루이스는 32순위, 워싱턴 위저즈의 3총사 중 한 명인 길버트 아레나스도 31순위에 불과했다. 마이클 조던은 비록 1984년 3순위에 지명됐지만 '농구 황제'라는 그의 명성에 비하면 낮은 순위라고 볼 수 있는 것. 그렇다고 드래프트 선순위 선수들을 무시할 수는 없다. 지난 2003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NBA에 데뷔한 르브론 제임스(1순위.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같은 걸물도 있기 때문이다. '보거트가 될까 아니면 다른 제3의 스타가 탄생할까.' 내년 시즌 누가 '진짜 복덩이'를 안게 된 것인지 벌써부터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