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국제영화제들이 파행운영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문화관광부가 국가 예산의 지원을 받는 영화제들에 대해 세부 평가 작업에 나섰다. 문화부는 부산영화제와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전주영화제, 광주영화제, 서울여성영화제, 서울 넷&필름 페스티벌,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 등 7대 국제영화제에 대한 평가작업을 영화인회의 산하 한국영상산업정책연구소에 의뢰해 진행 중이다. 2005년의 경우 부산영화제는 15억원, 부천과 전주, 광주는 5억원씩, 서울여성영화제와 서울 넷&필름 페스티벌,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에는 3억원씩의 지원금을 문화관광부로부터 받고 있다. 그동안 이들 영화제는 영화계 안팎의 평가와 상관 없이 비교적 안정적인 국고지원을 받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바 있다. 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일부 영화제가 여러 문제점을 지적받으면서도 이와 상관 없이 안정적인 예산지원을 받는 까닭에 운영상에서 긴장하지 못한 점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며 "예산 배정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처음으로 제시되고 이를 통해 영화제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체 노력을 강화하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영화에 대한 평가는 일반인들과 영화인들에 대한 설문 조사를 비롯해 영화제 방문을 통한 현장 실사, 관객들의 참여도, 홍보 활동과 관객 편의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특히 평가 항목 중에는 영화제 정관에 대한 항목도 포함되어 있다. 한국영상산업정책연구소의 김도학 팀장은 "조사는 지난해 진행됐던 시범평가를 바탕으로 세부적이며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영화제의 정관이 국제영화제위원회 등 국제 기준에 맞게 독립성과 자율성을 가지고 있는지도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상이 되는 영화제 중 올해 이미 열린 서울여성영화제와 전주영화제에 대한 평가는 이미 진행 중이다. 설문 조사의 경우 관객 조사는 끝마친 상태며 영화제의 게스트들에게 설문 평가서를 이미 보내 놓은 상황이다. 12월께 발표될 예정인 평가서의 결과에 따라 일부 영화제들은 국가 지원금이 삭감되는 등 재정상의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측의 집행위원장 해촉 이후 파행 위기를 겪다가 개막 1달여를 앞둔 현재까지 프로그램도 채 발표되지 않은 부천영화제나 영화제 집행위원장 선출과정에서 영화제와 지역 시민단체 사이에서, 혹은 예산 집행을 놓고 시와 조직위 사이에 마찰이 끊이질 않고 있는 광주영화제는 잔뜩 긴장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문화부의 관계자는 "한 해의 평가 결과만을 놓고 이를 이듬해 바로 예산집행에 반영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면서도 "하지만 전년에 비해 눈에 띄게 문제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면 바로 예산 배정에 반영이 될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