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로 인해 가계의 목돈마련 수단인 정기적금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예금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이 3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정기적금 잔액이 감소하는 것은 저금리로 인해 다른 재테크 수단으로 자금이 옮아가는 점도 있지만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자금의 여유가 없는 가계가 기존 적금을 해약하거나 신규 적금가입이 곤란한 상태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말 현재 예금은행의 정기적금 잔액(평잔)은 19조44억원으로 지난 2002년 4월의 18조9천121억원 이후 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기적금 잔액은 2003년 6월 20조3천854억원으로 정점을 나타낸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지난해말에는 19조8천756억원으로 떨어졌다. 올해들어서도 ▲1월말 19조6천883억원 ▲2월말 19조4천29억원 ▲3월말 19조2천871억원 ▲4월말 19조44억원 등으로 월평균 2천억원 가량 감소하고 있다. 이처럼 정기적금 잔액이 계속 감소하는 것은 만기가 도래한 적금이 다른 금융상품으로 옮아가는 가운데 기존 적금의 중도해약과 신규 적금가입 부진이 한데 겹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 관계자는 "정기적금 금리가 소비자물가상승률과 별반 차이가 없는 3% 중반에 그치고 있어 적금 자체의 매력이 떨어진데다 계속되는 경기부진으로 인해 중류 이하 가계의 저축 여력이 떨어진 것이 원인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