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별세한 고(故) 박성용(朴晟容)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의 영결식이 27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금호아트홀에서 유가족과 조문객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신훈 금호건설 사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영결식은 고인이 평소 즐겨 듣던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고인에 대한 묵념, 약력 보고, 고인의 생전육성 청취, 영결사 및 조사.조시 낭독,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약력보고를 통해 "재계와 문화예술계의 큰별이셨던 고인은 권위의 틀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진실하고 스스럼없이 대해주셨다"면서 "소외된 사람에게 늘 관심을 가지고 약자를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신 아름다운 분"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음악 영재에 대한 교육과 지원의 뜻을 담은 고인의 생전 육성이 방송되자 장내는 고인을 떠나보내는 안타까움에 더욱 숙연해졌다.


장례위원장인 황인성 전 국무총리는 영결사에서 "우리는 너무도 고결하고 순수한 영혼을 지녔던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을 잃었다"며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이 세상을 순수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게 남은 사람들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재계와 문화예술계에 큰 족적을 남긴 고인의 생애를 보여주듯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 이홍구 전 국무총리, 강신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리처드 레빈 미국 예일대 총장(예일대 음대학장 대독) 등 각계 인사의 조사(弔辭)가 이어졌다.


정 장관은 "선생님이 심혈을 기울여 우리 문화예술계 곳곳에 뿌려놓은 새로운 희망의 싹들을 남아 있는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제대로 키워낸다면 문화 한국을 향한 선생님의 위대한 염원이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우인 대표로 조사를 낭독한 이홍구 전 총리는 "학자로서 당신은 오만하지 않았고 예술의 후원자로 당신은 과시하기를 한사코 피하였으며 기업인으로서 당신은 과욕의 포로가 되는 것을 끝까지 경계했다"면서 "박 회장님의 자세는 진정 우리시대의 국민적 모범"이라고 추모했다.


강신호 전경련 회장은 "우리 경제가 격동의 파고를 헤쳐 나가던 전환기에 바람직한 기업과 기업인상을 솔선수범하여 구현해주신 경제계의 거목"이라며 "항상 중용의 도를 바탕으로 과욕을 경계하시던 회장님은 재계에 큰 감동을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여류시인 김남조씨가 `절망에 싹트는 희망 있으니'라는 제목의 조시(弔詩)를 통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애도했다.


헌화 및 분양을 끝으로 영결식을 마친 뒤 고인의 유해를 실은 운구차량은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기천리 선영을 향해 떠났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