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중동 비즈니스에 총력전을 선언했다.


최 회장은 23일(현지시간) 쿠웨이트에서 12억2100만달러(약 1조2200억원) 규모의 SK건설 플랜트공사 수주 계약식을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유가 급등으로 안정적인 원유 수급이 중요해진 데다 제2의 중동 건설 붐이 일고 있어 건설 수주 기회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계열사들의 중동 진출을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다시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안정적인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선 원유 수급의 70%를 의존하고 있는 중동 국가와 기회 있을 때마다 자리를 만들어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플랜트 수주 경기는 에너지 경기 사이클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만큼 이번 기회를 적극 활용해 제2의 중동 특수를 일으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특히 SK는 중동 지역에서 원유 수입과 플랜트 건설 공사를 병행하고 있는 만큼 다른 어떤 회사들보다 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영 쿠웨이트 석유회사(KPC)가 SK㈜ 지분 4%를 인수한 것과 관련,"지난해 말 주당 6만원 정도에 500만주가량을 사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투자지역 다변화를 겨냥한 쿠웨이트의 극동지역 진출 전략의 일환일 뿐 다른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2002년 멕시코 마데로 현장을 찾은 이후 3년 만에 계열사 건설 현장을 찾았다"며 "앞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거나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어디든 찾아가 계열사에 도움을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SK건설 등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최 회장은 "어느 대학에 다니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느 대학 어떤 과를 다니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라며 "외형에 연연하기보다는 남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전문 분야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계열사 구조조정과 관련,"구조조정은 항상 하는 것이며 내가 갖고 있는 것보다 남이 갖는 것이 회사를 위해서 좋다고 판단될 때는 언제든 매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쿠웨이트 방문은 중국 출장과 연결된 4일(21~24일)간의 빡빡한 일정이다.


최 회장은 쿠웨이트를 방문하는 동안 SK건설이 시공해 완공을 앞두고 있는 제15호 원유 집하시설 현장을 찾아 임직원을 격려하고 아흐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석유장관과 정부 관계자를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쿠웨이트=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