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국내 은행의 영업 실적이 겉으로는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수익성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은행들의 이익은 내년이후 정체될 것으로 예상됐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국내 19개 은행(지방은행, 국책은행 포함)의 당기 순이익은 2조7천55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1.2%가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그러나 수익성 지표인 충당금 적립전 이익은 4조6천242억원으로 11.8%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이 급증한 것은 부실채권 감소로 작년에 비해 충당금 적립 부담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수익구조는 여전히 불안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이익 가운데 이자 부문 이익은 6조3천36억원로 5.0%가, 비이자 부문 이익은 1조2천942억원으로 16.2%가 각각 감소했다. 비이자 부문 이익의 감소 폭이 큰 것은 은행들이 금리 하락을 예상하고 채권을 샀지만 예상과 달리 금리가 상승해 손실을 입은 데다 복권판매 수수료 등 수수료 수입이 정체됐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올 한해 국내 은행이 작년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낼 경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85%, 자본순이익률(ROE)은 15.2%로 선진국의 주요 은행에 크게 못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10대 은행(작년 상반기 기준)의 ROA는 1.90%, ROE는 31.43%, 영국 5대 은행(2003년말 기준)의 ROA는 1.25%, ROE는 30.68%였다. 금감원 김중회 부원장은 "외국계 은행의 진출 등에 따른 경쟁 심화로 예대 마진이 축소되고 이자와 비이자 부문 이익이 감소하면서 국내 은행의 근원적인 수익 창출 능력이 악화될 징조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원장은 "국내 은행의 올해 연간 순이익은 작년 수준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충당금 적립 부담의 감소 효과가 없어지는 내년 이후에는 순이익이 정체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따라서 수익 다각화와 경영 효율성 제고에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최근 조흥.우리.하나. 신한.국민은행 등이 기업설명회(IR)에서 1.4분기에 수수료 이익이 소폭 증가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신용판매대금 수수료, 신용카드 수수료 등 이자 또는 비이자 이익 성격의 금액을 포함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향후 미국 등 선진국처럼 이런 금액은 수수료 이익에서 제외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