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들의 해외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아트페어와 비엔날레에 이어 해외에서 직접 전시를 갖는 작가들이 늘고 해외경매시장에 작품이 출품되는 작가들도 급증하고 있다.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들의 문화적 위치를 확인하는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 정연두 씨는 지난 1일까지 뉴욕의 티나 킴 파인아트에서 전시를 갖고 출품작 25점이 모두 팔리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 세계적 미술품 컬렉터인 에스티로더 파운데이션도 정씨의 작품을 구입해갔다. 'DREAMS COME TRUE(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제목으로 전시된 원더랜드 시리즈는 유치원생 아이들의 상상력을 카메라라는 사실적인 매체로 재현하면서 어린이와 어른의 중간에 있는 청소년들을 모델로 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전통적 풍경화의 이미지를 현대 감각으로 재해석해온 문범 씨도 30일부터 5월 28일까지 뉴욕 첼시에 위치한 킴 포스터 갤러리에서 '우연히 그려진 풍경화'라는 주제하에 개인전을 갖는다. 2001과 2003년에 이어 세 번째로 갖게 되는 이번 뉴욕 개인전에서 작가는 주제에 걸맞게 '우연성'에 의존한 작품들을 전시한다. 유화물감에 특수재료를 섞어 만든 오일스틱을 이용해 손으로 이리저리 문지른 뒤 자동차 광택제로 마무리하는 과정 끝에 나온 그의 화면은 뜻밖에도 전통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풍경화와 같다. 오는 6월 1일부터 8월 21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SEOUL: UNTIL NOW! City & Scene'전에는 조덕현, 최정화, 정소영, 권오상, 장지아, 에밀고가 출품한다. 서울을 주제로 한 이 전시에는 이불, 정연두, 김홍석, 김아타 등 22명의 개인및 팀들도 도록형식으로 참가한다. 이 전시는 영국에서 활동 중인 독립 큐레이터 이지윤 씨와 덴마크의 큐레이터 폰투스 키얀더 씨가 기획했다. 해외 전시와 함께 국내 작가들의 해외 경매진출도 활발하다. 5월 1일 소더비 홍콩이 개최하는 경매에는 김세일, 김춘환, 윤종석, 이용덕, 박성태, 조덕현, 이기봉, 유승호 등의 작가 8명의 작품 1점씩이 출품됐다. 이 경매에 뒤이어 29일 열리는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도 국내 작가 13명의 작품 17점이 출품된다. 출품작가는 함진과 최소영, 김은현, 박성태, 배준성, 정광호, 서정국, 김덕용, 이용덕, 노상균, 유승호, 홍경택, 김현식 등으로 독특한 상상력이 결국내에서 나름대로 시장성을 인정받은 작가들이다. 배준성과 서정국, 정광호, 최소영, 김덕용은 작년에 이어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 두 번째로 참가하는데 작년 경매에는 국내 작가 6명의 작품 8점이 출품돼 모두 좋은 값에 낙찰되는 기록을 세웠다. 특히 회화와 사진을 결합한 배준성과 낡은 청바지를 이용해 달 동네의 풍경화를 그린 최소영의 작품은 예상가보다 4배 정도 비싼 값에 낙찰되는 성과를 얻었다. 이와 함께 올 2월에는 서양화가 고영훈 씨의 회화 '외침'과 사진작가 배병우 씨의 사진 '만남과 헤어짐'이 영국 런던의 크리스티와 소더비 경매에서 추정가를 웃도는 가격에 낙찰되기도 했다. 유럽 미술시장의 중심지인 런던에서 국내 생존작가의 작품이 '아시아미술품' 카 테고리가 아닌 '현대미술품' 카테고리에 출품돼 국내 거래가를 웃도는 수준에서 낙찰된 것은 배씨 등이 처음이었다. 크리스티 코리아 측은 "작년 홍콩경매에 처음으로 포함된 한국작품들의 호응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이번 경매에서 더 많은 한국작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면서 "첫걸음이라 작품 선택에 한계가 있지만 앞으로 더 다양한 작품을 출품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은 세계미술의 중심지인 뉴욕이나 런던 등지의 크리스티나 소더비 경매에 한국미술작품을 출품하기는 어렵겠지만 해외전시를 통해 적극적으로 한국미술을 알리는 노력을 하다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미술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화가 홍석창 씨 등 한국 작가 76명의 작품 630여 점도 미국 로스앤젤레스 중심 화랑가에서 열리는 개인전 형식의 미술견본시장에 출품된다. 5월 1일부터 6월 12일까지 로스앤젤레스 샌 페드로 지역의 짐 하터 갤러리와 화이트 박스 갤러리, 한인 타운의 J.D 갤러리와 갤러리3 등 네 곳에서 전시가 이어진다. 한인타운 전시는 고국을 사랑하는 현지 한인들을 위한 전시로 주최측인 '코리아.아메리카.프랑스 아트페어(KAFF)' 조직위원회는 내년에도 이와 비슷한 규모의 아트페어를 프랑스 파리에서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창석 기자 kerbero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