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ㆍ유기 농업, 이 것이 자연과 인간을 지키는 새로운 생명 산업이다." 우리 농업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데 큰 줄기 역할을 할 `2005 울진 세계 친환경 농업엑스포'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 나라에서 처음인 친환경 농업엑스포는 `친환경 농업!, 인간을 지키는 생명산업'이란 주제로 오는 7월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25일동안 울진 왕피천 일대에서 열린다. WTO/FTA 등 국제 농업여건에 적극 대응하고 우리 농업이 새롭게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마련한 이 엑스포는 친환경 농업이 지닌 `공존'의 의미를 되새겨 보자는 뜻도 담겨 있다. 친환경ㆍ유기 농업이란 화학비료, 유기합성 농약, 제초제, 가축사료 첨가제 등 환경과 농산물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가 있는 합성화학물질을 전혀 쓰지 않고 유기물인 자연광석, 미생물 따위의 자연 방법만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을 말한다. 독일,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 열리는 이 행사를 위해 경북도와 울진군이 마무리 준비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환경농업엑스포 개최 및 준비 상황 울진군이 21세기 지역의 미래를 주도할 첨단ㆍ생명 산업으로 친환경 농업을 선택한 것이 엑스포 개최로 이어졌다. 국제무역기구(WTO) 뉴라운드, 자유무역협정(FTA) 등 급변하는 세계 농업환경에 대응하고 우리 농업의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다. 농업엑스포는 농문화, 전시, 공연, 체험, 학술, 테마 상품개발 등 6개 분야로 나눠 치르는데 품질좋은 친환경 농산물 생산과 우리 농업을 부각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행사는 울진군 근남면 수산리 왕피천 일대 67만9천800㎡에서 열리고 이 곳에는 170억원을 들여 친환경 농업관과 도시관, 친환경 경작지 등을 만들고 있다. 엑스포 주제관인 농업관을 비롯한 주요 시설은 현재 80%이상의 공사 진척률을 보이며 순조롭고 군은 오는 5월까지 모든 준비를 끝낼 계획이다. 1천여㎡의 유기농 경작지는 이미 완공해 토마토 등 채소를 키운다. 유기농 경작지의 비닐하우스에는 땅속의 지하수나 지열을 끌어내 땅위 시설물의 온도를 조절하는 `지열냉난방스스템'을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와 함께 모 심기에서 익기까지 벼의 모든 생육 과정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시범 경작지에서는 지난 4일 첫 모내기를 했다. 이밖에 지난 16일에는 왕피천 엑스포공원에서 1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농업엑스포 성공을 기원하는 국민 다짐대회를 열고 완벽한 행사를 치를 것을 다짐했다. ▲농업엑스포 시설과 운영 엑스포 행사장은 친환경 농업의 생산 현장을 그 대로 접목해 관람객들이 미래에 친환경 도시에 와 있다는 것을 느끼도록 조성하고 있다. 더구나 `인간을 지키는 생명산업'이란 주제를 효과있게 알리고 누구나 즐길수 있도록 소나무 숲과 왕피천 등을 활용해 모두 다섯개 구역으로 나눠 운영한다. 제1구역 `희망의 숲'은 행사장 진입로써 약속의 땅이란 기대감을 갖도록 만들고 제2구역 `지혜의 샘'은 농업 역사와 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 전문 공간으로 꾸미고 있다. 또 제3구역 `약속의 터'는 주요 공연장, 친환경 경작지 등이 들어서고 제4구역은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생명의 뜰'로 조성하는 한편 제5구역 `풍요의 강'에는 갖가지 체험 행사가 열린다. 주요 시설인 지하 1층, 지상 2층짜리 친환경농업관(3천500㎡)에는 환경농업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전시하는 주제전시관과 영상관(356석)이 있고 대체에너지 시설을 설치해 태양광을 활용한다. 친환경농업문화관(660㎡)에서는 조선시대 온실을 재현하고 9천900㎡의 땅에 조성한 유기농 시범 경작지에는 유기 농산물과 기능성 채소류를 키운다. 이밖에 특산품을 전시ㆍ홍보하는 친환경 도시관(1천353㎡), 채소공원(6천600㎡), 친환경농업 경작지(9천900㎡), 금강송 생태원, 토종 텃밭, 유기농 음식관, 야외 공연장 등도 있다. ▲어떤 행사가 있나 농업엑스포 25일동안 자연과 인간, 그리고 친환경 농업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그 꿈을 열어갈 다채로운 행사가 날마다 있을 예정이다. 전통문화 마당에서는 천연염색, 장승깍기, 짚풀공예, 삼베짜기, 한지공예 등을 체험할 수 있고 떡메와 도리깨, 절구, 키, 멧돌, 지게 등 여러 농기구도 볼 수 있다. 또 중요무형문화재 초청 공연, 흙 체험관 운영, 친환경생태 퍼레이드, 친환경음악회 등을 하고 민물고기 체험, 농산물수확 체험, 천연기념물 특별전과 같은 풍성한 전시ㆍ 체험 행사도 마련한다. 게다가 상설행사로 환경오염과 물질문명의 폐해에서 자연과 인간을 지켜낸다는 내용의 마당극 '농군 박서방', 러시아의 아크로바틱 댄스, 브라질의 삼바춤 등 재미있는 공연도 잇따른다. 이와 함께 국내ㆍ외 석학들이 모여 친환경농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국제컨퍼런스, 농업의 가치를 새로 발견하기 위한 선언문 채택 등 친환경 농업과 관련한 깊이 있는 학술행사도 많다. ▲친환경 농업 메카, 울진 친환경 농업에는 2급수 이상의 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청정지역, 집단화가 필요한 소규모 경작지가 있는 지역, 오염원이 없고 퇴비를 확보할 수 있는 풍부한 산림자원 지역 등 조건이 맞아야 하는데 울진은 이런 환경 여건에 적합하다. 따라서 군은 2003년을 `친환경농업 실천 원년'으로 선포하고 유기축산 추진, 친환경 농업 육성, 친환경 농산물 판매망 구축, 고품질 쌀 생산, 친환경 농업 담당부서 설치와 같은 대책을 마련해 추진해 왔다. 이 결과 지난 해 말 기준으로 전체 농사 면적 5천815㏊가운데 604㏊가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받았고 올해는 이를 전체의 15%인 880㏊로 늘려 친환경 농업부문에서 전국 시ㆍ군가운데 1위로 나선다. 특수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등 친환경 농업 기반조성도 2002년 325㏊, 2003년 912㏊, 2004년 1천292㏊ 등으로 해마다 늘렸고 올해는 전체의 27%인 1천500㏊로 확대한다. 친환경 농법을 쓰는 농가도 2002년 400가구에서 2003년 420가구, 2004년에는 1천800가구로 크게 늘었는데 이는 전체 농가 5천200가구의 34%에 이른다. ▲참가 국가ㆍ단체와 기대 효과 울진 농업엑스포에는 미국과 일본, 독일, 중국 등 22개국 47개 업체가 참가를 통보해 왔고 쿠바,네덜란드, 러시아 등과도 협의하고 있다. 국내서는 주요 정부기관, 8개 광역자치단체, 34개 시ㆍ군, 많은 대학과 농업관련 단체, 친환경 농ㆍ수ㆍ임산물 업체 등도 대거 참가한다. 울진군은 이 기간에 55만명의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루 평균 8천500명, 최대 1만7천명까지로 보는데 이를 위해 2천400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3만3천㎡ 규모의 캠프촌을 조성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해 말 대구∼포항 고속도로 개통과 포항∼울진 7번국도 4차선 확장으로 걸리는 시간이 서울∼울진은 4시간, 대구∼울진은 2시간대로 예전보다 각각 1시간이상 줄어든데다 엑스포 기간이 여름철이고 청정 피서지도 많은 곳이어서 관광객이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입장권은 개인은 어른이 1만원, 청소년 8천원, 어린이 6천원이고 단체(30명이상)는 어른 8천원, 청소년 6천원, 어린이 4천원이다. 더구나 울진군은 이번 엑스포가 친환경 농산물의 새로운 판로 개척과 군민소득 증대, 농업관광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 등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친환경 농업이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생명산업임을 일깨우는 것 만으로도 그 성과는 크다고 할 수 있다. 김용수 울진군수는 "친환경 농업엑스포는 우리 나라 농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제 위상을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며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친환경ㆍ유기농으로 지은 먹을 거리를 맛보고 체험 행사에도 참가하면서 재미와 감동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진=연합뉴스) 김효중 기자 kimhj@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