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채무를 갚지 못해 법원에 소비자 파산을 신청하는 사람들 가운데 10명 중 2명은 파산신청 이전에 파경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소비자 파산을 신청해 면책이 확정된 사람들의 혼인관계를 분석한 결과 기혼자는 56.1%, 미혼자는 23.4%, 이혼자는 20.5%로 집계됐다. 이혼비율 20.5%는 우리나라 평균 이혼율 9.3%(작년 1월 기준)보다 무려 2배 이상 높은 수치여서 경제적 어려움이 가정붕괴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 파산 신청자들이 과거 5년 간 사용한 신용카드도 3∼5장이 51.7%, 6∼10장이 31.5%로 파악되는 등 소위 `돌려막기'를 위해 여러 개의 신용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개인회생 신청자는 남성(58.3%)이 여성(41.7%)보다 많은 반면 소비자 파산 신청은 여성(61.6%)이 남성(38.6%)보다 많은 것이 특징이다. 파산부 관계자는 "경제활동을 계속하기를 원하는 남성들이 공법ㆍ사법상의 자격 제한 등을 우려해 파산절차보다 개인채무 회생절차를 좋아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개인회생 신청자들이 저소득층에서 중간소득층까지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인 데 비해 소비자 파산사건 신청인들은 소득이 전혀 없는 경우가 60.2%에 달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한편 파산부에 접수된 소비자 파산신청 건수는 올해 1월 890건, 2월 762건이었으나 지난달 1천62건으로 늘어났고 개인회생 신청도 1월 556건, 2월 421건보다 많은 617건이 지난달 접수됐다. 지난해 9월말 개인회생 신청이 시작된 이후 지난달 말까지 접수된 3천528건 중 절반을 웃도는 51.2%는 개시결정이 내려졌고 18.6%는 기각ㆍ취하ㆍ이송 조치가 내려졌으며 나머지 30.2%는 개시 여부가 검토 중이다. 개인회생 신청자들의 월 변제액은 60만원 미만인 경우가 50.6%이며, 60만∼100만원 미만이 24.1%, 100만∼200만원 미만이 25.3%였다. 또 올해 1∼3월 종결된 소비자 파산 면책사건 1천655건 중 일부면책을 포함해 면책결정이 내려진 것은 99.3%인 1천643건이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