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洪錫炫) 주미대사는 자신의 재산공개 내역과 관련,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부동산 등에서 일부 위장전입 사례가 있음을 인정하고 "국민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홍 대사는 14일(현지시간) 국내에서 관보를 통해 재산등록 내역이 공개되기 앞서 대사관에서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800억원대의 재산 규모에 대해서도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많은 국민이 공직자 재산이 왜 이렇게 많느냐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다만 사람은 누구나 (다른) 출발점을 갖고 시작하는데 저는 혜택받은 삶을 살아왔다"고 이해를 구했다. 홍 대사는 위장전입 사례로 자신이 "젊어 외국에 있을 때 선친이 구입해 물려준 바람에 몰랐던 부분도 있고, 고 정주영(鄭周永) 현대회장 별장 땅의 경우 최종 계약단계에서 땅 일부에 농지가 포함된 것을 알았으나 불가피하게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홍 대사는 "살아오는 과정에 공ㆍ과도 있고, 전ㆍ후 잣대가 달라졌을 수 있고, 그에 따라 재산공개를 둘러싸고 개인들이 어려움을 겪은 전례도 여럿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는 우리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며, 개인 문제는 큰 흐름 속에서 받아들여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공직에 나온 것은 사회가 이같이 움직이는 것을 긍정적으로 봤기 때문이며, 그에 따라 문제점을 밝힐 것은 밝히고 사과드릴 것은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위장 전입 사례로, 홍 대사는 "내가 1972년부터 83년까지 미국 생활 후 귀국하기전 부친이 매입한 경기 이천군 율면 땅 4만5천평 가운데 30%가 농지인데 이것이 `전입'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귀국후 청와대 비서실장 보좌관으로 있을 때 위의 땅 한가운데 원주인이 팔지 않고 있던 농지 3천평을 선친이 사들이면서 자신의 부인 이름 명의로 한 것도 `전입 케이스'라고 시인했다. 이어 그는 "모시고 살던 아버지가 여러번 내 이름으로 돼 있다고 말씀하셨지만, 무관심해서 무슨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죄의식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며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정주영 별장' 땅에 대해 홍 대사는 "뒤늦게 3만평중 길이 나 있는 2천평의 지목이 농지로 돼 있는 것을 발견하고 고심 끝에 2만8천평만 내 이름으로 사고, 2천평을 어머니 이름으로 샀다"며 "구입 후 농장으로 많이 복원했으며, 어머니가 거기서 상당기간 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았던 율면 땅 가운데 산지로 된 부분은 지난 1989년 증여세를 내고 장손인 자신의 큰 아들에게 상속했으며, 농지는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과 부인 이름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