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해 비축해 둔 전시예비물자(WRSA) 계획을 폐지할 방침임을 우리측에 통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주한미군은 8일 "폴 울포위츠 당시 미 국방부 부장관이 몇 년간의 협의를 거쳐지난 해 5월 20일 조영길 당시 국방장관에게 한반도 배치 WRSA 계획을 폐기할 방침임을 서면 통보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 서한에는 해당 계획을 폐지하는 데 따른 손실을 조정할 수 있도록 2년6개월의 기간이 제공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에 내년 말 이 계획은 폐기되는 셈이다. 주한미군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인 한국의 상황을 고려할 때 WRSA 계획은 원래 계획보다 오래 지속돼 왔으며 이미 몇 년전부터 더 이상 유지하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판단돼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조치가 최근 사실상 타결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결과와는 무관하다고 주한미군은 덧붙였다. WRSA는 구형 총.포탄은 물론 폭탄에서 최신형 미사일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는 약 60만t, 총 5조원 규모에 달하는 WRSA가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은 또 "해당 물자의 판매, 폐기, 철수에 관한 사항은 미 의회가 결정해야할 사안"이라면서 "주한미군이 한국정부에 WRSA를 팔겠다고 제안한 적도 잠재적인판매와 관련한 어떠한 협상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지일우 기자 ci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