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의 산실' 태릉선수촌에 최초의 여성 선수촌장이 탄생했다. 임원 인선을위해 공개모집에 나섰던 대한체육회(회장 김정길)는 28일 사무총장에 김재철(59) 전 전남행정부지사, 선수촌장에 이에리사(51) 용인대 교수,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명예총무에는 김상우 전 국회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이에 따라 김재철 사무총장과 이에리사 선수촌장, 김상우 명예총무는 체육회 이사회와 KOC 위원총회의 동의를 거쳐 향후 4년간 김정길 회장을 보좌해 체육회를 이끌게 됐다. 이날 임원 내정자 기자회견에 합석한 김정길 회장은 "내정자들의 경력과 외국어구사능력, 지역안배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회장은 또 "이번 주 중 체육회 부회장단까지 모두 결정짓고 4월초 이사회와위원총회를 개최해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기 집행부로 내정된 임원 중 특히 이에리사 선수촌장은 지난 66년 태릉선수촌이 개촌한 뒤 40여년만에 처음 탄생한 여성 선수촌장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1973년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여자단체전 우승의 주역이었던 이에리사 선수촌장은 용인대 교수를 지내면서도 아테네올림픽 여자탁구 감독을 맡는 등 최근까지 왕성한 활동을 벌여왔다. 당초 체육회는 공모제를 통해 선수촌장을 선임할 예정이었으나 응시자 16명 중적합한 후보를 찾지 못하자 김정길 회장이 직접 이에리사 교수를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17대 선수촌장으로 선임된 이에리사 교수는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각으로 태릉선수촌을 새롭게 탈바꿈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막판까지 4명의 후보자가 경합을 벌였던 사무총장에는 관료출신인 김재철 전 전남행정부지사가 선임됐다. 김재철 사무총장은 그동안 체육계에서 뚜렷한 경력이 없지만 지난 98년 김정길회장이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재임당시 의정국장을 맡아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상우 KOC 명예총무는 노무현 대통령후보 선대위 외신대변인을 맡았었다. 체육회는 사무총장의 호남, 선수촌장은 대전, 명예총무는 경남이 각각 고향이라고 밝혀 임원 인선에 지역적 안배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신임 체육회장 취임후 의욕적으로 도입된 사무총장.선수촌장 공모는 결과적으로는 김 회장의 의중에 의해 좌우돼 '무늬만 공모'라는 지적을 면치 못하게 됐다. 김신임총장의 경우 체육계와 아무런 인연이 없었다는 점에서 김 회장의 사전 언질이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