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휴대전화의 패션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이 휴대전화와 패션을 접목시키는 '패션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21일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세계 정상급 패션 디자이너 안나 수이가 직접 디자인한 '패션폰'(모델명:SGH-e315) 개발을 완료하고 현재 미국에서 웹사이트(www.AnnaSuibySamsung.com)를 통해 한정 판매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나 수이 미니백과 립스틱 등이 함께 제공되는 이 제품의 가격은 299달러. 안나 수이는 미국 출신으로 1992년 밀라노, 파리, 도쿄와 함께 세계 4대 콜렉션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뉴욕 콜렉션에 등장하면서 화려한 조명을 받은 세계적 디자이너. 나비, 장미 문양 등 안나 수이 특유의 디자인 개념을 담고 있는 이 제품은 검은색 바탕에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의 보라색 문양이 잘 어우러져 일반 휴대전화와는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캠코더 기능을 가진 VGA 카메라와 5배 디지털 줌 등 첨단 기능을 가진 휴대전화에다 안나 수이 특유의 디자인 개념을 접목함으로써 통신기기인 휴대전화를 패션 액세서리 수준으로 격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세계 휴대전화 및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첨단 기능의제품에 디자인을 크게 부각시킨 다양한 패션폰들을 선보이는 추세"라며 "안나 수이패션폰은 희소성이 높은 데다 하나의 명품으로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어 인기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안나 수이는 또 스크린 세이버 화면과 전화가 걸려 왔을 때 뜨는 화면도 자신이직접 디자인함으로써 휴대전화 외관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디자인 개념을 도입했다. 안나 수이는 "휴대전화는 눈에 잘 띄는 액세서리의 하나로 개인의 스타일을 잘표현해 주는 패션도구"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출시된 패션폰은 삼성전자가 미국 휴대전화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세계적인 여성 패션 잡지인 '보그'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뒤 추진해온 패션 마케팅의 두번째 결과물이다. 안나 수이 패션폰은 '보그' 3월호에도 실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뉴욕에서 활동 중인 세계적 디자이너인 다이앤 본 포스텐버그가 디자인한 패션폰(모델명:SPH-A680)을 미국 시장에서 출시해 여성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모았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14-16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북미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CTIA 와이어리스 2005'에서 부속 행사로 진행된 패션쇼에 블루블랙폰(D500), 가로보기폰(SCH-V500), 안나 수이의 패션폰 등 8개 제품을 출품했다. LG전자[066570]도 이 행사에 이번 전시회에 출품한 F9100, A7150, VX8000 등을소개하는 등 패션 마케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LG전자 관계자는 "휴대전화가 패션의 도구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 패션을 활용한 마케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패션 인 모션 런웨이 쇼(Fashion In Motion Runway Show)'라는 이름이 붙은 이패션쇼에서는 화려한 의상의 남녀 모델들이 최신 휴대전화를 손에 들고 워킹을 하거나 전화를 받는 등의 모습을 연출해 관람객과 언론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석기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