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인 세곡지구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이 일대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가 순차적으로 해제되고 있는데다 최근 열린우리당의 김한길 수도권발전대책특위 위원장이 인근 서울공항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매물도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세곡동 강남컨설팅의 김현주 대표는 "김 위원장이 서울공항 이전 가능성을 내비친 이후 세곡동을 찾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크게 늘고 있지만 매물은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개발 빨라지면서 땅값 강보합세 서울시는 최근 세곡지구에 대한 사업승인을 올 상반기 중 마무리하고 연말까지 토지보상에 착수키로 했다. 당초 계획보다 6개월 가량 앞당겨진 개발일정이다. 이에 따라 세곡지구는 이르면 6월께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될 전망이다. 여기에다 김 위원장이 서울공항 이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세곡지구 일대에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세곡동의 한 주민은 "현재로서는 토지 보상가가 높게 나오기만을 기대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세곡지구 인근 땅값이 최근 들어 강보합세로 돌아섰다. 세곡동 토지는 모두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로 묶여 있지만 △전답은 평당 1백50만∼2백50만원 △임야는 평당 50만∼1백2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대로를 끼고 있는 전답 중에는 평당 4백50만원을 호가하는 매물도 더러 있다. 하지만 수용될 가능성이 높은 토지의 가격은 평당 1백50만∼1백7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김 위원장 발언 이후 매도호가가 평당 10만∼20만원 뛰었다는게 인근 주민들의 설명이다. 세곡합동부동산 관계자는 "택지지구 주민공람 이후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호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면서 "땅을 보러 오는 사람들은 법적으로 토지 매입이 쉽고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강남구 주민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린벨트 풀린 주택 매입 문의도 많아 작년 9월부터 집단취락지구를 중심으로 그린벨트가 순차적으로 풀리면서 주택매입 문의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하지만 건폐율 50%,용적률 1백%의 적용을 받는 1종 전용주거지역으로 해제된 게 단점이다. 주택의 경우 최고 2층까지만 건축이 가능하기 때문에 개발이익이 거의 없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지적이다. 주택가격은 평당 7백50만∼1천4백만원이다. 그러나 세곡동 안에서도 햇볕이 잘 드는 쟁골 교수마을 등의 경우 평당 1천만원 이하짜리 주택을 찾기 어렵다. 현대공인 황종수 대표는 "자연환경이 좋은 강남에서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실수요 목적으로 주택 매입을 의뢰하는 편"이라며 "올 하반기부터 세곡지구 보상이 시작되면 인근지역 땅값이 다시 한번 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 [ 세곡지구는 ] 농경지가 70%를 차지하는 그린벨트로 강남 핵심지역과 판교 분당 과천의 길목에 위치하고 있는 교통의 요지다. 총 7만5천7백평 규모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송파IC),내곡∼분당간 도시고속화도로(내곡IC) 등을 이용하기 쉽다. 지구 남서쪽에 범바위산이,북쪽에 대모산이 있어 자연환경도 뛰어나다. 국민임대주택단지로 개발되며 일반분양은 오는 2008년께로 예상되고 있다. 국민임대 1천7백40가구,일반분양 8백70가구 등 총 2천6백10가구가 들어선다. 전용면적은 모두 25.7평 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