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학교내 폭력조직인 `일진회' 해체 방침을공표한 가운데 학교폭력 가해학생들의 자진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은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언론보도 등으로 가해학생들의 반성과 신고가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 이들을 입건하지 않고 최대한 선처한다는 방침이다. 또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정신적 상처 등을 치료하기 위해 전문가와의 상담을 주선하고 피해학생의 신변보호 등에 힘쓸 방침이다. ◆ `일진회' 학생 자진신고 잇따라 = 경찰청은 4일부터 학교폭력 자진신고 및피해신고를 전국 경찰서 등에서 접수한 결과 15일까지 8건, 68명의 자진신고를 접수했다고 17일 밝혔다. 강원 춘천에서는 여경기동수사대 소속 경찰이 모 여자중학교에 일진회가 있다는첩보를 입수, 해당 학교측과 긴밀하게 협조해 가입학생 21명의 자진신고를 이끌어내고 일진회를 해체시켰다. 속초에서는 학교를 방문한 경찰로부터 "자진신고하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강의를 들은 불량서클 소속 여고생 2명이 경찰에 자진신고했으며 곧이어 서클에 소속된나머지 14명 학생도 자진신고 의사를 밝혔다. 대전에서는 중학교 1학년 때 불량서클에 가입, 활동했으나 2학년이 돼 선배들로부터 후배 선발 및 금품 갈취를 강요받고 고민하던 여중생 6명이 부모와의 상의 끝에 경찰에 자진신고했다. 자진신고 학생들에게 금품 갈취 이유를 물은 결과 89.9%가 `유흥비 마련'이라고답했으며, 비행을 저지를 당시 가담인원은 `3인 이상'(56.6%)이 많아 집단적인 학교폭력 행사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이금형 여성청소년과장은 "가해학생의 54.3%가 `선도교육을 받고 싶다'고 답하는 등 뉘우치고 반성하는 학생이 많아 자진신고 학생은 입건하지 않고 학교측과 협의해 최대한 선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교폭력에 대한 언론의 대대적인 보도 이후 학교폭력 신고 및 상담이 잇따라 15일까지 전국 경찰서 등에서 965건의 학교폭력 상담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 피해학생 일부, "상습폭력ㆍ갈취당했다" = 15일까지 접수된 학교폭력 피해신고는 64건, 129명으로 이중에는 상습적으로 폭행당하거나 금품을 갈취당한 학생도적잖은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학생은 중학생(47.2%)과 고등학생(39.5%)이 대부분이었지만 초등학생 피해학생도 4.6%를 차지했다. 피해유형은 폭행(68.9%), 금품 갈취(30.4%) 등이 대부분이었으며, 피해금품 규모는 `1만원에서 10만원 미만'이 46.3%로 가장 많았지만 50만원 이상의 피해를 당한학생도 13%에 달했다. 3회 이상 피해를 당한 학생은 25.7%, 10회 이상은 7.8%에 달했으며 피해기간이6개월 이상인 학생도 19.4%에 달해 상당수 학생이 상습적으로 학교폭력의 피해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방의 한 도시에서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왕따'를 당해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로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자신을 왕따시키던 2명을 같은 반에서 만난 학생의상담 사례도 있었다. 피해장소는 통학로 등 노상(41.9%)이나 교내(23.3%)가 대부분을 차지해 화장실이나 후미진 곳 등 학교 안팎의 `학교폭력 사각지대'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학생 처벌에 대해 피해학생의 58.9%는 형사처벌을 원했으며 처벌을 원치 않는 학생은 34.9%에 지나지 않아 이들의 피해의식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찰이나 학교측에 대한 요구사항으로 34.9%가 `비밀 준수'를 원해 보복에대한 두려움을 여전히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금형 과장은 "피해학생은 신고 초기부터 청소년 담당경찰 또는 여경을 서포터로 지정해 상담 및 보호활동을 펴고, 정신적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전문가와의 상담도 주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