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과외하기', '그녀를 모르면 간첩', '슈퍼스타 감사용', 'S 다이어리', '잠복근무'까지 연기자 공유(26)의 필모그래피는코미디로만 채워져 있다. 2002년 '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주인공 권상우에게 '깝죽대던' 날라리 고등학생 역으로 처음 대중에게 얼굴이 알려진 지 만 3년. 어느새 그는 남자 배우 기근 현상의 틈을 비집고 스타의 대열에 자리를 잡고 있다. "왜 다시 코미디인가?" 몸짱에 얼굴 작은 '꽃미남' 스타일이 득이 되지만은 않았을 이 배우에게 던진 질문은 너무 이른 감이 없지 않다. 처음 스크린에 얼굴을 비친지 3년이 지난 지금, 그는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솔직히 그런 질문 많이 들어요. 어떤때는 코미디영화라는 게 신물이 날 정도로거부감이 들 때도 있는 게 사실이고요. 하지만,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잘 아실 겁니다. 장르만 같을 뿐 영화가 다른 만큼 보여주는 모습도 다양하다는 것을." 그가 다섯번째 영화로 선택한 '잠복근무'는 학창시절 강북을 '주름잡던' 여형사가 고등학교로 잠입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코믹액션물. 그는 여주인공 재인(김선아)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킹카'에 '쌈짱' 고등학생 노영역을 맡았다. "그동안 주로 맞는 역이었지만 처음으로 때리는 역인 까닭에 예전보다 액션 연기가 강화됐다"고 영화를 소개하는 그를 최근 만났다. ▲얼굴 가격 장면 삭제 아쉬워 '잠복근무'에서 그가 연기하는 노영이라는 인물의 컨셉은 '이소룡을 능가하는화려한 격투기술을 갖춘 쌈짱'이다. 어수룩하거나, 착하거나, 간사하거나 하는 식의기존 배역에서는 상당 부분 달라진 셈이다.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해 아쉬웠어요. 안 쓰던 근육을 갑자기 쓰려니 애도 좀먹었습니다. '고수'로 설정이 되어있기 때문에 동작도 하나하나에 신경이 쓰이더군요." 'S 다이어리' 이후 바로 촬영에 들어가는 바람에 충분한 준비를 못했다는 것은아쉬운 점. 다행히 김선아의 액션이 화려한 스타일인 데 반해 자신의 액션은 작지만절도가 있는 방향이었던 까닭에 '폼나게' 소화할 수 있었다. "정통 액션이 아니어서 어렵지는 않았다"고 말했지만, 그는 실제로는 오토바이액션 장면과 액션 신을 상당 부분 대역 없이 소화해 냈다.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클로즈업한 채 얼굴을 가격당하는 장면. 입에 마우스피스를 한 채로 수차례 얻어 맞았지만 결국은 완성본에는 포함되지 못한 채 편집이 됐다. ▲김선아, 알고보면 여자고 누나 공유는 전작인 'S다이어리'를 포함해 두번 연속 김선아와 호흡을 맞췄다. 촬영준비와 홍보 기간까지 포함하면 두 사람은 그동안 1년 내내 함께 시간을 보낸 셈. "짧지 않은 시간 함께 어울렸더니 이젠 어느 정도 경계가 없는 사이"라는 게 공유가밝히는 둘의 관계다. "처음에는 그저 털털해 보였는데 친하게 지내다 보니 여성스러운 면이 많아요. 정말 누나 같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고요." 코미디와 액션이 영화의 주된 코드이지만 두 사람은 전작에 이어 '잠복근무'에서도 함께 로맨스를 나누는 사이다. 이미 'S 다이어리'때 '액션신 같은'(격렬한) 키스신을 나눈 바 있는 두 사람은 이번 영화에서도 몇차례 입을 맞춘다. "첫번째('S다이어리') 키스신이 너무 어려웠기 때문에 이번('잠복근무')에는 쉬웠다"고 설명하는 그는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더 긴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들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괜히 스태프들이 더 민감해 하는 것 같아요. 당사자들은 그저 추워서 콧물도 나오고 입술도 부르트고 하니 빨리 촬영이 끝났으면 하고 생각할 뿐인데 말이죠." ▲다양한 모습 보이는 연기자 되겠다 그는 데뷔 초기에 한 유명 감독에게 들었던 "표정이 다양한 배우"라는 칭찬을잊지 않고 있다. 이는 '그저 대학시절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케이블TV VJ를 시작했고 '우연히' 연기를 시작했던 그에게 지금까지 힘이 되는 말이다. "그동안의 출연 영화가 비슷한 장르에 가벼운 톤이다"는 지적에 그는 "절대 조바심을 내지 않을 것"이라며 말을 이어나갔다. "'무겁고 진중한 역할도 잘할 수 있는데'라는 생각은 저도 해요. 하지만 너무조바심을 내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 입고 있는 '옷'(역할)이 제게 맞는다면 우선은 그 옷에 만족을 해야죠." 지난달 경희대학교(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그는 연기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 곧바로 대학원에 진학했다. 전공은 '교육연극'.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긴 호흡으로 꾸준히 발전하는 연기자가 되겠다"고 연기자로서의 소망을 표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