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장중 1,000포인트를 돌파함에 따라 이번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네자릿수 주가'가 과연 이번에는 증시에 안착할 수 있을 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여건을 감안할 때 상승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예측하는 데 주저하지 않으며 향후 1,000포인트 안착과 함께 연중 1천200포인트까지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과거 세차례의 1,000포인트 시대가 국내경제의 고성장에 의한 경상수지 흑자전환에 힘입은 것이었으나 이번은 저성장과 저금리 속에서도 국내기업에 대한 가치 재평가 등에 의해 주도됐다는 점에서 훨씬 견조한 주가 상승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국내기업이 외환위기 이후 재무구조 개선과 핵심역량 집중에 따라 불황기에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해 냄으로써 주가가 탄력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발판을마련했다는 것이다. ▲과거와 달라 = 한국증시 1,000포인트 시대는 1989년, 1994년, 2000년 세차례에 걸쳐 4일, 86일, 124간 유지되는 데 그쳤다. 특히 1,000포인트 시대가 마감된 이후 주가는 무려 39개월, 44개월, 21개월동안하락했으며, 하락폭도 618.70P, 858.75P, 590.28P에 달했다. 이에 따라 한국증시의 1,000포인트 시대는 급락 또는 추세적 하락반전의 신호로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증시가 몇년전과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고 증시개선론에 힘을 싣고 있다. 우선 경기 저점에 강세장을 연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분석이다. 과거 세차례의 1,000포인트 등정이 경기확장국면 후기에 발생, 이후 경기수축국면 진입과 함께 약세로 반전됐으나 이번은 경기수축국면 말기에 발생함에 따라 향후 경기확장국면 진입시 주가가 한층 상승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신경제연구소 양경식 책임연구원은 "내수경기가 장기 침체를 지나 회복조짐을나타내는 가운데 1,000포인트를 돌파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경기회복과 함께주식시장이 추세적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와 달리 국내기업의 펀더멘털 개선도 주가 상승을 견인할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15일 기준 주요국가별 주가수익비율(PER)을 살펴보면 한국은 7.8배로 미국(16배)과 일본(15.9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뿐더러 중국(10.6배)보다도 훨씬 낮아 여전히 홀대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역으로 풀이하면 한국증시의 주가상승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로받아들여진다. 모건스탠리증권 박천웅 상무는 "재무구조개선에 따라 한국기업의 이익의 질이계속 좋아지고 있다"면서 "한국증시의 재평가는 이미 궤도에 올랐으며 향후 3년안에`코리아 디스카운트(할인요소)'가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장세에 대한 긍정적인 관측의 밑바탕에는 주식 수요기반 개선에 따라 일시적인 과열양상이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도 깔려있다. 과거 1,000포인트 돌파는 2000년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개인의 직접투자에 의해주도됐으나 이번에는 외국인뿐 아니라 연기금, 보험 등 국내 장기투자기관과 개인의간접투자에 의해 주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에는 기업들이 주가상승을 틈타 주식시장에서 자금조달을 확대함으로써 주가의 추가 상승에 부담이 됐으나 최근에는 자금을 조달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어디까지 오를까 = 전문가들은 추세적 상승 전망속에 종합주가지수가 높게는연중 1천200포인트까지 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우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파트장은 "1,000포인트 이상의 본격적인 지수 상승은오는 2.4분기부터 가능할 것"이라며 "연중 지수고점은 1,200포인트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1,000포인트 돌파 이후 일시적인 조정과정이 예상되고 있어 1,000포인트 시대 안착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가능할 것"이라며 "하반기중 최고 1,20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증권은 이보다 다소 낮지만 향후 1년내에 최고 1,120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투자증권은 1,030포인트를 연중 최고점으로 제시했고, 현대투자증권은 연중최고치 전망은 자제했으나 앞으로 3개월내 1,080포인트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씨티그룹증권은 시장의 자기자본이익률 컨센서스인 16.9%를 적용하더라도한국증시의 적정 지수 최고치는 974선 불과하다는 분석을 제시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영두기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