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president@sktelecom.com > 새해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올해도 많은 사람들이 새해 다짐을 했을텐데,현재 자기 자신과의 약속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작심삼일'이란 말은 사람이 습관을 바꾼다는 게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말함이리라. 이 습관의 힘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컴퓨터 키보드의 알파벳 배열이다. 키보드는 좌측 상단부터 Q W E R T Y(쿼티)순으로 돼 있는데 인간공학적 측면에서 보면 불편하기 짝이 없는 배열이다. 영문 표준 배열판은 1874년 크리스토퍼 래섬 숄즈에 의해 창안됐다. 당시 기계식 타자기는 자판에 연결된 쇠막대가 움직이면서 알파벳을 찍었으므로,자주 사용되는 알파벳 쇠막대가 작동할 때 무리가 없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개발한 것이다. 그 후 컴퓨터가 발명되면서 쿼티 배열은 곧 대체될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타자기 시절의 습관은 새로운 알파벳 배열의 정착을 가로막았고,그 결과 1백30년 전 기계식 타자기의 배열이 지금까지 사용되는 것을 보면 습관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성격이 운명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특정한 행동방식이 반복되면 그것이 습관이나 태도로 고착 되면서 그 사람의 성격이나 인격의 형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람은 어려움을 딛고 작은 성공을 일구며,이 같은 경험이 축적되면 어떤 어려운 난관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지혜와 강인함을 갖게 된다. 그리고 먼 훗날 그가 성공했을 때 사람들은 그 사람의 운명이라고 말할 것이다. 따라서 좋은 습관이 성공적인 삶을 가져온다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한 사회의 문화 역시 사회적 관습의 축적이므로 그 사회의 경제적,정치적,사회적 성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임직원들의 행동방식과 태도를 기업문화라 할 수 있다. 고객과 주주,사회의 신뢰에 바탕을 두고 경영환경의 변화를 살피면서 구성원들의 실력을 양성하고,이를 기업 경쟁력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경영시스템과 문화를 가지고 있는 기업은 성공을 보장 받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습관이나 훌륭한 문화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으며 그것을 바꾸는 것은 더욱 어렵다. 자신을 변화시킬 결단과 의지를 실행에 옮길지 여부는 각자의 선택 문제지만,그 결과는 자기 책임이다. 다시 한번 을유년 새해 초심으로 돌아가 마음을 다잡고 자신과의 싸움에 진지하게 도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