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인근에서 추락한 영국군 수송기가 이라크 저항세력에 의해 격추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잭 스트로 외무장관은 "영국군이 이라크전 발발 이래 단일사건으로는 최대의 인명손실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스트로 장관은 사망자 수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제프 훈 국방장관은 "10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보이며 유해 수습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전 발발 이래 영국군이 단일 사건으로 입은 최대 인명피해는 이제까지 8명이었다. 한편 호주 정부는 이라크 총선 당일인 30일 오후 바그다드 북서부에서 발생한 영국 공군의 C-130 허큘리스 수송기 추락 사건으로 호주 군인이 1명이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호주 군인이 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BC 등 영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수송기의 동체는 산산조각이 났으며 바그다드 북서부 사막의 반경 30㎞ 지대에 잔해가 흩어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수송기가 저항세력의 지대공 화기에 격추됐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의회 국방자문관 토니 메이슨은 "여러 정황을 검토할 때 적대적인 행위에 의해 희생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지대공 미사일 또는 기적적으로 명중한 소형화기에 의해 수송기가 격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방연구소의 팀 리플리 연구원도 "잔해가 광범위한 지역에 흩어져 있는 것으로 미뤄 저공비행을 하던 중 지상에서 발사한 화기에 맞아 공중폭파된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슬람 무장세력 `안사르 알 이슬람 그룹'은 인터넷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저공비행 중이던 영국 공군기를 대전차 미사일로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수송기에는 호주 군인 이외에 이라크에서 비밀작전을 수행중이던 영국군 공수특전단(SAS) 요원들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훈 국방장관은 "조사가 진행 중이며 아직은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이창섭특파원 l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