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미분양이 새해 들어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면서 속속 팔려나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에 주택경기 침체로 크게 쌓여던 미분양 물량이 수도권과 충청권의 대형 단지를 중심으로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이 작년 7월 천안에서 분양한 `쌍용 푸르지오'의 경우 12월에는 한달간11가구가 팔렸지만 이달 들어서만 27가구가 주인을 찾았다. 특히 부동산 경기의 회복 조짐이 가시화된 이달 중순 이후에만 24건의 계약이 이뤄졌는데 지난 20일 수도권 전철이 천안까지 연장개통된 것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11월 목포 남악신도시에서 분양된 `옥암푸르지오'도 이달 들어서 지난 12월(13건)의 3배가 넘는 46건의 계약이 성사됐다. 첫째주 3건, 둘째주 7건, 셋째주 12건, 넷째주 24건 등으로 매주 갑절씩 늘어나는 급증세다. 대림산업이 오산에서 작년 9월에 내놓은 `원동 e-편한세상'도 전철 연장개통의 수혜지역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작년 말 하루 2-3건이던 계약이 5-6건으로 늘었다. 수도권 미분양 단지의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LG건설이 지난해 11월 성남에 분양한 `LG 신봉자이'는 이달 초만해도 하루 1-2건이던 계약이 요즘에는 평균 5건 안팎으로 늘었다. 이창엽 분양소장은 "경기가 풀린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수요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다"면서 "특히 이 지역 사람들이 관심이 많은 판교신도시의 경쟁률이 치솟을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많다"고 배경을 분석했다. 쌍용건설이 작년 12월부터 경기도 남양주 퇴계원에 분양중인 `쌍용 스윗닷홈 퇴계원 2차'의 경우에는 아직 적극적인 매수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상담 분위기가 눈에 띄게 바뀌었다. 이처럼 분위기가 크게 호전된 것은 우선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경기 바닥론이 확산된 것이 수요자들을 움직이게 한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또한 올해부터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에 대한 거래세율이 낮아져 세금을 줄일 수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분양이 해소된다는 것은 시중의 부동자금이 부동산쪽에 유입된다는 의미"라며 "하지만 아직까지는 충청권과 수도권의 유망단지에 국한돼 있으며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