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저항세력의 결사적인 방해와 시아파의 첫 집권 기대 속에 이라크 총선이 30일 전국적으로 실시된다. 1천400만 이라크 유권자들은 275석의 제헌의회와 18개주 지방의회 및 쿠르드 자치의회 의원을 뽑는 50년만의 첫 자유 민주선거에 참여한다. 선거는 2003년 3월 미국 주도 연합군의 이라크 침공으로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뒤 민주적 자주정권의 수립을 향한 가장 중요한 정치과정이다. ◇ 투표 시간 =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투표가 실시된다. 전국에 걸쳐 5천500여개의 투표소가 설치된다. 저항세력의 투표함 공격을 막고 개표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투표 종료 즉시 각 투표소별로 개표에 들어가고, 옵서버들과 각 정당 및 단체 관계자들이 개표과정을 감시한다. ◇ 치안 대책 = 임시정부는 투표 하루 전인 29일부터 사흘을 공휴일로 선포했다. 이 기간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대부분 도시들에서 야간 통금이 실시된다. 바그다드 국제공항은 29일부터 이틀간 폐쇄되며, 육상국경도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을 제외하고 29일부터 3일간 폐쇄된다. 투표 당일 투표소 부근의 차량 통행이 전면 금지되며 유권자들은 걸어서 투표소까지 나와야 한다. 노약자와 장애인들을 위해 특별 운송수단이 준비됐다. 저항세력의 공격을 막기 위해 투표소 주변은 경찰이 경계하고, 그 외곽에 방위군이 배치되며 이라크 정규군이 주변을 이중 경계한다. 미군 신속대응군이 그 뒤에서 치안지원 역할을 맡는다. 전국적으로 이라크 군ㆍ경과 다국적군 등 30만명이 치안경계에 나선다. ◇ 입후보자들 = 275석의 제헌의회와 111석의 쿠르드 자치의회 및 18개주 지방의회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7천600여명의 후보자들이 연합체를 구성해 111개 공천자 명단을 작성, 선관위에 제출했다. 전국을 단일 선거구로 묶어 투표하기 때문에 제헌의회 의원으로 당선되려면 최소 0.35%의 득표율을 기록해야 한다. 전체 1천400만 유권자들 가운데 60%가 참여한다고 예상할 때 3만표 정도를 얻으면 당선된다. 과도헌법 정신에 따라 의석의 4분의 1은 여성에게 할당된다. ◇ 투표방식 = 유권자들은 제헌의회와 지방의회 의원을 선택하는 2개의 투표용지를 받는다. 쿠르드 자치지역 주민들의 경우 자치의회 의원까지 동시에 뽑아야 하기 때문에 3장의 투표용지를 받게된다. 선거연령은 최소 18세이다. 이중투표를 막기 위해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의 손에는 지워지지 않는 잉크로 표시한다. 선거를 위해 2억5천만달러 상당 3천300t의 장비가 공급되며 투표용지만도 5천만∼6천만장에 이른다. ◇ 부재자 투표 = 국제이주기구(IOM)의 주관으로 전세계 14개국에서 재외 이라크인의 부재자 투표가 실시됐다. 부재자 투표는 28일부터 시작돼 30일 종료된다. IOM은 약 100만명의 재외 이라크인들이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투표율은 예상보다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