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임시정부의 고강도 치안대책과 저항 세력의 선거 방해책동으로 29일 바그다드 등 주요 도시들은 공포와 불안의 어둠 속에 빠져들었다. 정부의 치안대책과 비상조치로 선거 수시간을 앞둔 전국 주요 도시들이 `유령의 도시'로 변했지만 이른 아침부터 바그다드와 전국 도시들의 투표소를 겨냥한 저항세력의 공격이 시작됐다. 이란 국경 부근 카나킨에서는 자살폭탄 테러로 13명이 숨졌고, 각 정당과 군ㆍ경, 민간인을 겨냥한 공격이 산발적으로 벌어졌다. 바그다드의 그린존 부근에서는 임시정부 군ㆍ경의 철통경계에도 불구하고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중앙 선거관리위원회는 전국 각 투표소에 투표용지를 수송하기 시작했고, 저항 세력의 테러를 우려해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후보자 명단도 마침내 공개했다. 임시정부는 주민들에게 투표 시각까지 외출을 자제하도록 권고했고, 극소수 상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대부분의 바그다드 주민들은 28일 밤까지 생필품을 사들이기 위해 상점으로 몰려나와 북새통을 이뤘다. 전력사정까지 나빠 선거 전야 바그다드 시내는 여러차례단전 소동이 벌어졌다고 아랍 위성방송들은 전했다. 임시정부와 미군 당국은 저항세력의 선거 방해 공격이 투표 전날밤에서 투표 당일까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우려, 주민들을 안심시켜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가지 알-야와르 임시정부 대통령은 대다수 유권자들이 폭력사태를 우려해 투표에 불참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야와르 대통령은 선거 하루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모든 이라크 국민들이 선거에 참여하기를 바란다"면서 "그러나 치안상황 때문에 대다수가 불참할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권자들의 불참 결정은 그들이 선거 자체를 보이콧하기 때문이 아니라 치안불안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영국 관리들도 선거 당일까지 테러공격이 격화할 것이며 선거 후에도 치안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22일 미군과 이라크군을 겨냥한 무장공격은 29건이었으나, 이번주들어 지난 24일에만 45건, 27일에는 98건으로 늘어났다고 다국적군측은 밝혔다. 아랍 언론은 30일의 총선이 민주주의를 향한 선거가 아니라 "저항세력에 반대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