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체결된 한일협정의 막후교섭의 주역이었던 김종필(金鍾泌) 전 국무총리가 일본 체류 일정을 끝내고 25일 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 전 총리는 이달 7일 일본으로 출국해 현지에서 체류하던중 과거 자신이 주도했던 한일협정의 전모가 최근 공개되자 당초 예정된 귀국일정을 늦춰 현지에서 계속머무르다 이날 오후 9시23분께 후쿠오카발 대한항공 782편을 통해 입국했다.


김 전 총리는 1962년 11월 12일 중앙정보부장 자격으로 오히라 마사요시(大平正芳) 당시 일본 외상과 회담을 갖고, 한일협정의 분수령이 된 `김-오히라 메모'를 교환한 장본인이다.


김 전 총리는 공항 입국장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정부의 한일협정문서 공개이후 일고 있는 비난 여론과 관련, "이미 지난 일을 왜 지금에 와서 궁금해 하나"라며 비밀문서가 최근 공개된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거듭되는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그 때 일을..뭘 궁금증을 갖고있어. 뭐가 궁금해. 한일협정..무슨 할 말이 있어. 할 말 없다"고 말을 한 뒤 추가적인 발언은 자제했다.


그는 공항 입국장에 대기 중이던 소형 배터리카를 타고 귀빈 전용통로를 이용해입국장을 빠져나온 뒤 승용차를 타고 서울 청구동 자택으로 향했다.


그는 차에 오르기 직전 "나는 길만 열어 놨던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


김 전 총리는 귀빈 통로를 빠져나오면서 마중나온 관계자들과 날씨 얘기로 짧게환담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공항에는 측근인 유운영 전 자민련 대변인 등 관계자 10여명이 마중을 나왔다.


김 전 총리는 당시 한일간 쟁점사항이던 경제협력, 청구권 대가와 관련해 `무상3억 달러, 유상 2억 달러, 민간차관 1억 달러 이상'으로 합의해 정치적 매듭을 지은인물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개인청구권 포기' 문제를 둘러싼 비난 여론이 일자 김 전 총리는 한일협정 문제에 대한 국내외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는 등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왔다.


김 전 총리는 당초 21일과 23일 각각 일본에서 인천과 김해로 들어오는 항공편을 예약했다가 항공 예약을 돌연 취소하는 등 귀국을 2차례나 미뤘다.


(영종도=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