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는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신흥시장 대국인 브릭스(BRICs)의 영향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다국적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는 20% 증가한 7천400억달러에 달하고 정보기술(IT)이 생활 곳곳에 침투, 인터넷 전화, 홈네트워크 등이 본격 도입된다. 세계경제는 둔화되지만 중동정세 불안으로 고유가가 지속되고 중국발 원자재대란 가능성으로 철강, 원유 등의 확보경쟁이 치열해진다. 자연재해가 빈발해져 기업들의 위기관리경영이 강화되고 기상정보제공 서비스,재해복구 비즈니스, 재해보험 시장 등이 크게 성장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2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05년 해외 10대 트렌드'를 선정, 발표했다. ◆세계경제 성장 감속 미국과 일본 경제의 과열 양상이 진정되는 등 세계경제는 3.7%의 성장률을 기록한다. 미국은 경상수지와 재정적자의 부작용이 표출되고 일본은 엔화강세로 수출이둔화되는 가운데 디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된다. 유로지역은 저금리 정책과 구조조정의 성과가 가시화하고 중국은 긴축정책에도 불구, 8%대 성장을 실현한다. 세계경제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상승, 아시아 통화의 점진적 절상등 주요국가들의 국제 공조가 증가한다.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복원 노력 미국은 이라크 정치일정이 일단락되거나 이라크 정부가 요청할 때 이라크를 떠날 것으로 보이며 5월 영국 총선에서 토니 블레어 총리가 승리하면 미.영 공조체제가 유지된다. 부시 행정부는 독일, 프랑스 등과 마찰을 일으키며 추진한 테러전쟁을수정하고 화해와 협력을 도모한다. 미국은 그러나 동아시아 안보환경을 둘러싸고 중국과 갈등을 빚고 중앙아시아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러시아와 경쟁하는 등 주요국가들과 갈등을 지속한다. ◆신흥시장대국(BRICs)의 영향력 증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이른바 `BRICs'는 올해도 4~8%의 고성장을 지속한다. 중국과 인도는 각각 제조업과 IT분야에서 거점국가로 성장하고 이들 2개 국가가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께 미국(21%)과 일본(7%)을 능가한다. 중국, 인도, 브라질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유럽연합(EU) 등과의 체결에 적극 나선다. BRICs 국가들은 선진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상호 경제협력을 확대한다. ◆달러화 약세와 국제금리 상승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6%, 재정적자는 GDP대비 3% 수준에 달해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고 미국 채권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다. 유로화는 작년상당폭 절상된데 이어 추가적인 절상이 우려된다. 유럽중앙은행은 그러나 유로화가급등할 경우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복수통화 바스켓제도를 도입하는방식으로 평가절상을 수용하면 동아시아 통화들의 추가 절상이 불가피하다. 동아시아 등 미국의 주채권국들은 미국 채권투자가 정체되고 유로화를 선호한다. ◆직접투자 증가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가 올해는 20% 가량 증가한 7천4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1천500달러로 예상된다. 다국적 기업들의 해외투자는 2007년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FTA체결과 경제개방확대 등으로 새로운 투자대상 국가들이 늘어나게 되며 각국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경쟁적으로 정책을 개선한다. IT붐 해소와 세계주식시장 안정으로 선진국 기업들의인수(M&A)는 완만하게 증가하고 중부유럽과 중남미, 중국 등에 대한 신규투자가 증가한다. 중국과 인도기업들은 기술역량 확보, 선진시장 개척 등을 위해 M&A투자를확대한다. ◆부동산 가격 안정 정책금리 인상과 경제성장 둔화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 경기 과열이 진정되고 안정국면으로 진입한다. 선진국 주택의 가치는 세계 주식가치 증가분의 2배인 20조달러나 증가했고 주요 국가들중 영국, 호주 등 25%는 부동산 버블이 존재하고 미국,프랑스 등 40%는 버블 가능성이 있는 '요주의 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부동산대출일부가 부실화하면서 금융기관 수익이 악화되고 대출이자 부담이 가중돼 가계부실과개인소비 위축으로 이어진다. 부동산에 자금이 이탈해 주식시장을 거쳐 채권시장으로 이동한다. ◆정보기술(IT)생활혁명 올해말 2천달러대의 40인치급 LCD/PDP TV출현이 예상되고 발신과 수신이 모두가능한 인터넷전화, 화상통화가 가능한 3세대 휴대전화가 본격 도입된다. 홈네트워크와 휴대인터넷 기술표준화가 급진전돼 다른 기기와 연결이 쉬워진다. 의류, 식품등에 초소형 칩을 내장해 원격으로 정보를 읽어내는 텔레매틱스 기술인 RFID가 도입돼 상품거래의 실시간 추적이 가능해진다. 텔레매틱스와 인터넷을 조화시킨 E-자동차가 주목받는다. 재난경보, 피난처 정보를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으로 송출한다. ◆고령화와 연금 개혁 고령화로 인해 젊은 세대가 고령인구를 부양해야하는 사회적 부담이 빠르게 증가하고 저축률 하락, 금융자산 가치 감소 등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된다. 미국은 사회보장제도 개혁을 주요 의제로 설정하고 독일은 보험료율 인상과 수급연령 상향조정, 프랑스는 연금납입기간 연장을 실시하는 등 선진국들은 복지혜택을 줄이는 방향으로 연금개혁을 추진한다. ◆고원자재 가격과 자원확보 경쟁 국제유가는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배럴당 32~33달러의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만 세계경기 둔화, 중국경제 연착륙 등으로 석유 수요 증가속도가 다소 둔화될전망이다. 달러와 약세가 지속되면 투기자금이 유입돼 유가불안이 심화될 수 있다. 원유를 제외한 원자재 가격은 3~4% 하락하겠지만 중국수요와 달러화 약세의 지속여부가 원자재 가격을 좌우하는 변수다. 이라크 사태, 유전에 대한 테러위협, 중국발원자재난 가능성 등으로 원유, 철광석 등에 대한 자원확보 경쟁이 격화된다. ◆재해 대응 및 환경 경영 전세계적으로 이상 고온, 폭우, 가뭄, 지진, 해일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피해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기상이변은 예측이 어려워서 경제활동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킨다. 위기관리가 경영자의 주요 업무에 포함되고 사전적 대응체제 구축이 중시된다. 기상정보제공 서비스, 재해복구 비즈니스, 재해보험 시장 등이 고성장한다. 교토의정서 발효로 온실가스 감축기술 등을 선점하려는 선진기업들간 경쟁이 본격화한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기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