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2일 개최되는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서 여성후보들의 힘이 얼마나 발휘될지 주목된다. 전당대회를 80여일 앞두고 다양한 당내 계파들의 물밑 득표전과 교통정리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여성후보군은 아직 관망 상태를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느린 출발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서혜석(徐惠錫) 의원이 박홍수(朴弘綬) 농림장관의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하면서 현재 열린우리당의 여성의원은 모두 18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재선 이상인 이미경(李美卿.3선) 한명숙(韓明淑.재선) 김희선(金希宣.재선) 조배숙(趙培淑.재선) 의원 등 4명이 우선 전당대회 출마 후보군으로 꼽히지만머뭇거리는 기색이 역력한 상황이어서, 야심있는 젊은 초선 여성의원의 과감한 도전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총리후보로도 거명됐던 한명숙 의원은 친노직계와 개혁당파의 지지를 발판으로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점쳐졌으나, 연말 정국을 거치는 동안 당내 세력구도가 미묘한 변화를 일으키면서 불출마를 심각하게 고려중인 것으로알려졌다. 국회 문화관광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미경 의원은 지난해 1.11 전당대회에서 5위를 기록해 자력으로 상임중앙위원에 진출하는 저력을 발휘했으나, 이번 4.2전대에출마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의 측근은 "이것 저것 고민중이어서 뭐라 말할 단계가 아니다"면서 "문광위원장직에 전념할 생각도 있고, 당내 상황을 봐서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면 출마할 수도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해외를 방문중인 김희선 국회 정무위원장은 최근 구성된 집행위원에 선임됐으나,전대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어서 아직 집행위원직 수락 여부를 명시적으로밝히지 않았고, 조배숙 의원은 조심스럽게 출마 가능성을 타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여성후보군들의 당권 도전 행보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전당대회 대결구도가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면 출마를 선언하는 여성인사들이 속속 출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의 지난해 1.11 전대에서는 8명의 후보 가운데 이미경 의원과 허운나(許雲那) 전 의원 등 2명의 여성후보가 출마해 이 의원만 당선됐다. 한편 지난해 7월19일 치러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는 7명의 후보 가운데 박근혜(朴槿惠) 대표와 김영선(金映宣) 최고위원이 각각 1,3위로 당선돼 우먼파워를 과시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