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호 태극전사들이 쏟아지는 폭우에도 아랑곳없이 전지훈련지인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이틀째 고강도 훈련을 실시했다. 8일(이하 현지시간) LA에 도착해 시내 뉴오타니호텔에 여장을 푼 태극전사 20명은 첫 날 오후 훈련을 러닝 위주로 소화한 데 이어 9일 오전 10시와 오후 4시30분시내 이스트 LA칼리지 인조잔디 구장에서 본격적인 담금질을 소화했다. 장거리 비행 피로로 인해 편도선 감기 증세를 보이고 있는 미드필더 박규선(24.전북)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호텔에서 휴식을 취했지만 다른 태극전사들은 '서바이벌 게임'과도 같은 전훈에서 본프레레 감독의 눈도장을 받느라 빗물이 튀기는 그라운드를 뛰고 또 뛰었다고 현지 대표팀 관계자는 전했다. 대표팀 김대업 주무는 "현지 일기예보로는 11일까지 폭우가 계속 내릴 것으로예상돼 당분간 인조잔디 구장을 쓰다가 날이 개면 콜롬비아.파라과이와 평가전을 치르는 콜로세움이나 남가주대(USC) 천연잔디구장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해왔다. 전훈 초반이라 이날 훈련에서는 전술.팀워크보다 체력에 중점을 둬 로버트 야스퍼트 피지컬트레이너가 실시한 파워 프로그램이 선수들을 '파김치'로 만들었다. 야스퍼트 트레이너는 지난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전 단기간 소집했을 때 컨디션 저하를 우려해 적용하지 못했던 고강도 파워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용하고있다는 것. 선수들은 매일 오전과 오후 2차례에 걸쳐 몸을 푸는 정도가 아니라 상당한 심폐지구력과 각근력을 요구하는 장거리 러닝을 소화하고 있다.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주축을 이뤄 체력적으로는 어느 팀에도 달리지 않을 자신이 있는 젊은 태극전사들이지만 훈련 강도가 꽤나 높아 이틀째부터 고통을 호소하는 선수들도 있다고 대표팀 관계자는 전했다. 본프레레 감독은 "훈련 과정에서 서로 엉켜 뒹굴며 선수들을 속속들이 알아보고싶다"는 출국전 언급처럼 체력 훈련 과정에서 선수들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날카로운 눈매를 번득이고 있다. 본프레레 감독은 한국시간으로 16일 낮 12시 콜로세움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와의평가전 직전까지 집중적으로 체력 강화 프로그램을 실시한 뒤 평가전에 즈음해 전술과 팀워크를 다지는 쪽으로 훈련의 주안점을 옮길 생각이다. 한편 '신병'으로 최근 광주 상무에 입대한 공격수 정경호(25)는 미국 전훈에서도 팀내 고참인 병장 이동국(26.광주)의 눈치를 봐가며 '병영 아닌 병영생활'이 계속되고 있다고 팀 관계자는 귀띔했다. 정경호는 '군기'가 바짝들어 대표팀 짐을 도맡아 처리하고 저녁 취침 전에도 '나홀로' 점호로 하루 일정을 마무리한다는 것.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