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올해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국제 금융시장 관계자들이 분석했다. 경제금융정보 전문서비스 블룸버그가 홍콩, 베이징, 런던, 뉴욕, 멜번 및 산티아고의 금융시장 관계자들을 접촉해 10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도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8% 가량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 과열을 `지탱 가능'하게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올상반기중 중국이 위안(元)화 환율 변동폭을 확대할 것이 유력시되는 것도 중국 경제의 연착륙에 이렇다할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중국이 이례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정부가 개입해 신용 공여에 제동을 거는 것이 과열 경기를 식히는데 긍정적인 요소인 반면 외국 자본이 여전히 대거 유입되고 내수가 늘어나면서 수출도 확대되는 것은 반대 효과를 내는 변수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가 실물경제학자 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국은 지난해 9.3% 성장한데 이어 올해는 그 폭이 8% 가량으로 위축될 전망이다. 런던 소재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마켓의 환전문가 캐럴린 도일은 "불과 1년전만 해도 중국의 경착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면서 "최근의 경기과열 진정에 대해 금융시장이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도일은 중국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특히 일본 철강업계와 미국 자동차업계와 칠레 동생산 업계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모건 스탠리의 수석애널리스트 스티븐 로치도 뉴욕에서 가진 회견에서 중국의이런 상황에 "국제 금융시장이 모두 안도하고 있다"면서 만약 중국 경제가 주저앉을경우 산업 생산이 급락하고 이것이 석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폭락으로 이어지는한편 중국의 막강한 수입 수요도 대폭 위축되는 부정적 상황이 초래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첫 11개월간 한해 전에 비해 37% 뛴 5천300억달러의 수입을 기록해 일본을 제쳤다. 중국은 이미 한국, 대만 및 싱가포르의 최대 수출시장이며 미국에게도 4위 시장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이처럼 호조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지 증권시장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산타 모니카 소재 스트라즈하임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도널드 스트라즈하임 사장은 선전과 상하이 주식시장의 지수가 지난해 각각 15%, 17% 하락해 블룸버그가 비교하는 60개 국제 지수들 가운데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중국 국유기업이 상장사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 투자자들이 여전히 중국 당국을 불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 경제가 여전히 활력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정되는 조짐들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인플레가 9개월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산업생산 증가율도 지난 18개월 사이 최저폭을 기록했다. 공장과 빌딩, 그리고 다른 고정자산에대한 투자 증가폭도 지난해초에 비해 절반 가량으로 위축됐다. 호주 퍼드 소재 콘솔리데이티드 미네랄의 마이클 키어넌 사장은 "중국의 성장이더 지탱 가능한 수준으로 안정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아연강판 생산에쓰이는 망간의 세계 수요 5%를 충당하는 이 회사는 올해도 40만t 이상을 중국에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3분의 1 가량 증가한 것이다. 칠레의 동 생산업계도 중국 경제를 낙관하고 있다. 칠레 국영회사로 세계 최대동 생산업체인 코델코의 후안 비야르주 사장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여전히수요가 많다"면서 "설사 중국이 위축된다고 해도 인도 쪽에서 충분히 뒷받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올해도 구리 가격이 계속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낙관한다고그는 덧붙였다. 국제 금융시장은 위안화 평가절상도 중국 경제에 이렇다할 타격을 가하기 힘들것으로 내다봤다. ABN 암로, JP 모건 체이스 및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은 중국이 올상반기중 위안환율폭을 확대하는 식으로 사실상의 평가절상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주말홍콩시장 거래 시세에 따르면 중국이 위안의 완전 태환을 허용할 경우 환율이 달러당 7.897위안으로 지금보다 4.8% 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10년째 환율을 달러당 8.277위안 수준에 묶고 있다. BNP 파리바의 베이징 소재 천신동 수석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위안을 평가절상하면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는 측면이 있는 반면 해외에서 현지 통화 베이스로 비즈니스하는데 유리하며 핵심 원자재인 철강과 원유 등을 수입하는 부담도 줄어든다"면서따라서 경제 자체에 큰 타격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트라즈하임 사장은 "중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인지 아니면 추락할 것인지를 얘기하는 것 자체가 별 의미가 없다"면서 "중국 경제의 잠재력이 여전히 무한하다는 점에 투자자들이 주목해야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홍콩 블룸버그=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