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망한 야세르 아라파트의 뒤를 이어팔레스타인을 이끌어갈 자치정부의 수반을 뽑기 위한 선거가 자치지역 전역에 설치된 3천여개의 투표소에서 9일 실시됐다. 180여만명의 유권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1996년에 이어 두번째로 열린 이번자치수반 선거에는 모두 7명이 출마했으나 팔레스타인의 합법적 대표기구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이자 최대 정파인 파타운동이 후보로 내세운 마흐무드 압바스의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라말라에 있는 무카타(자치정부 청사)에서 자신의 한표를 던진 압바스 의장은 "선거는 잘 진행되고 있고 이는 팔레스타인인들이 민주주의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고 강조했다. 압바스 의장은 "이제까지의 투표자 수는 고무적이고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그렇다"며 "투표를 통해 나의 민주적인 권리를 수행할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또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등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옵서버 800여명도 비정부기구 대표들, 팔레스타인 당국 선거 감시요원 2만명과 함께 공정한 선거를 위해투표 과정을 지켜봤다. 동예루살렘 인근 이스라엘군 검문소를 방문한 카터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통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등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은 이번 선거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투표가 끝난 후 당선자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알-아크사 순교자여단'의 민병대원들은 제닌의 한 학교에서 투표에 참여했다. 이 단체의 간부 자카리아 주베이디는 "오늘은 팔레스타인인들이 평화를 원하고지도자를 선출하기를 바라는 민주적인 국민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날"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한 보좌관은 "샤론 총리는 가능한한 빨리 팔레스타인 수반 당선자를 만날 용의를 갖고 있다"며 회담이 이뤄지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안보와 협력에 관한 현안의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가자지구의 이스라엘군에 대한 로켓 공격을 최소 2번 가했으나 사상자 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목격자들이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또 가자지구 내 라파 난민캠프 인근 이스라엘군 초소에서 폭발이일어나 2명이 다쳤으나 이스라엘군 관계자들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공격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가자시티 로이터ㆍAP=연합뉴스)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