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랠리'를 이어온 코스닥 시장이 7개월만에 400선을 돌파했다. 400선 돌파와 더불어 거래대금도 1조원대로 올라섬에 따라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랠리의 지속 여부는 주도주가 중.저가 테마주에서정보기술(IT)주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 우량주들로 확산될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7개월만에 400선 돌파 5일째 상승세를 이어온 코스닥 지수는 6일 전날보다 4.00포인트 오른 403.68로출발하며 400선을 찍었다. 지수는 상승폭을 키워 오전 10시57분 현재 405.49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외국인의 '바이 코스닥'에 힘입어 연중 고점인 491.53까지 치솟았다가 하반기 IT 경기 둔화 우려에 하락세로 돌아서 6월10일(400.09) 400선을 내준 지7개월 만이다. 랠리 직전인 지난달 28일 종가(370.77)와 비교하면 현재 지수는 9%대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기술적 지표상으로는 지수 400선 돌파는 지난 7개월 동안 형성돼온 380선대의두터운 매물벽을 가볍게 넘어섰다는 의미를 가진다. 또 하나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는 대목은 거래대금이 부쩍 늘어난 점이다. 새해 들어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이 3일 7천283억원, 4일 9천733억원, 5일 1조128억원 등으로 늘며 1조원대로 올라섰다. 이날도 오전 10시57분 현재 벌써 5천354억원으로 5천억원을 넘어서 1조원대를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4월 이후 코스닥 시장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5천861억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배 가까이 증가했다. ◆왜 오르나? 증시 전문가들은 펀더멘털(기초여건) 측면에서 코스닥 시장의 고평가 해소, 투자심리 측면에서 정부의 벤처기업 및 코스닥 활성화 방안, 그리고 수급 측면에서 거래소의 부진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환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권사들의 분석 대상인 코스닥 우량기업을대상으로 할 때 밸류에이션이 적정 수준으로 떨어져 상장기업에 비해 푸대접 받을이유가 없다"며 주가 침체에 따른 고평가 해소를 첫째 이유로 꼽았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시장이 그동안 워낙 저평가됐었기 때문에 자기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거래소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8배, 증권사 분석대상코스닥 우량기업들의 PER는 8.2배로 거의 비슷하고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 전망치도 상장기업은 15% 수준인데 비해 코스닥 우량기업들은 18%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거래소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 효과를 빼놓지 않고 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대적으로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거래소시장이 연초 900선 돌파가 여의치 않자 일부 자금이 잠시 코스닥으로 옮아간 영향이크다"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방안은 실질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랠리를 촉발한 재료의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랠리 지속 가능한가?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랠리를 코스닥 시장의 추세적 상승의 전조로 연결짓는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초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주도주들이 줄기세포 관련주를 비롯한 바이오주, 위성DMB 수혜주, 무선인터넷주, 환경관련주 등 기대감만 내세운 중소형 테마주들이기때문이다. 이들 테마주의 거의 대부분은 증권사들이 분석을 하지 않는 종목들로서 해당 테마가 개별기업의 수익성에 얼마만큼 연결될 지 검증되지 않거나 검증이 어려운 기업들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 테마주로 시작된 시장의 매기가 실적호전 저평가 종목들이 즐비한 시가총액 상위 우량기업들로 확산돼야 비로소 진정한 '랠리'로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상승세가 워낙 강하고 400선을 뚫은 만큼 지수는 좀 더 갈 것이라는예상이 많다. 더불어 주가 급변에 대한 위험도 그만큼 커지고 있어 테마주 접근은 더욱 신중해야 하며 우량기업들로의 매수세 확산을 기대해볼 만 하다고 권고했다. 윤 팀장은 "거래소 자금이 잠시 옮아온 만큼 앞으로 종목 선택에 신중해야 할것"이라며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는 종목으로 시야를 좁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현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저평가 인식 때문에 상승세를 보인 만큼 이같은 상태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다만 몇몇 종목은 단순히 수급에의해 주가가 급등한 만큼 후유증이 따를 가능성이 커서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환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 주요 우량종목들이 테마주에 이어 상승세를 나타낼지가 변수"라면서 "그렇지 않다면 테마주 위주의 랠리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오랫동안 저평가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자기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는 측면만으로도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시장이 꾸준하고도 전체적인 추세를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종목이나 테마별로 움직일 수밖에 없고 따라서 코스닥 시장이 주목받게 된다"며 "기존 테마가 힘을 다해도 시장에서 새로운 테마가 만들어지면서 상승 탄력이 이어질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원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거래소에서 주도주를 찾기 어렵고 차익거래잔고에 대한 부담이 커 그동안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개인들이 수익률을 쫓아 코스닥으로 몰렸다"면서 "옵션만기일까지 거래소에서 차익거래 잔고 물량이 해소된다면이후에는 코스닥 시장의 상대적 매력이 떨어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 같은 추세가좀 더 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김세진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