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영 전부터 숱한 화제를 모았던 MBC TV 수목드라마 `슬픈 연가'(극본 이성은, 연출 유철용)가 `드디어' 5일부터 공개된다.


드라마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MBC의 박종 제작본부장은 3일 오후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 드라마가 MBC내부에 불같은 화제를 일으켜주길 바란다"는 말로 이 드라마에 거는 기대를 표현했다.


권상우, 송승헌, 김희선으로 구성됐던 캐스팅은 `병역 비리 사건'이라는 암초를 만나 송승헌이 제외되며 연정훈으로 대체됐다. 또한 일본에 사전 수출되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간담회에 나온 세명의 연기자들은 하나같이 "정말 열심히 연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작품에 대한 기대는 "상품성으로 기획한 게 아니라 완벽한 작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서 나온 드라마 구조"라는 이성은 작가의 말과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는 `올인'의 유철용 PD의 전언에서 한층 높아간다.


`슬픈 연가'는 순수한 사랑, 진한 우정, 예술가들의 치열한 삶이라는 세가지 주제로 압축된다.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졌지만 고독한 유년기를 지내며 여린 감수성과 함께 남성적 기질을 갖춘 서준영(권상우 분).


만능 스포츠맨에 바람둥이 기질, 그러나 불의를보면 참지 못하는 정의까지 지닌 완벽한 황태자 이건우(연정훈).


시각장애인이 되지만 꿋꿋하게 삶을 살아가다 가수로 성공을 거두는 박혜인(김희선).


어린 시절 만난 준영과 혜인은 순수한 첫사랑을 가슴에 담고 살다 혜인이 이모를 따라 미국으로 떠나면서 이별을 맞는다.


사고로 준영이 죽은 줄 알던 혜인 곁에 건우가 나타나 새로운 사랑을 맞는다.


건우와 준영은 친한 친구이지만 준영이 차준규로 이름을 고친 후 만나게 돼 건우는 혜인의 첫사랑 준영이 자신의 친구 준규인줄 모른다.


작곡가가 되는 준영, 가수가 되는 혜인, 음반제작자가 되는 건우.


이 세 사람의사랑과 우정이 주요 갈등요인.


`음악 드라마'를 표방할 만큼 음악에 공을 들이는 한편 예술가들의 의식까지 조명해보자 하는 욕심을 내고 있다.


권상우는 "내 나이 서른에 좀 더 나아진 모습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로 임하는 작품"이라 소개했다.


"연기 잘하는 배우, 못하는 배우의 경계는 없다고 본다. 천재적으로 연기하는 한두분의 배우를 빼면. 다만 자신에게 얼마나 맞게 소화해내고, 능력이상으로 연기하느냐의 문제"라는 표현으로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은속내를 내비쳤다.


준영이라는 인물에 대해 "덜 가진 놈이 잘 살기 위해 애쓰는 게 더 멋있다"는 말로 애정을 표했다.


애잔한 멜로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을 꽤 했어도 늘 `통통 튀는'이라는 수식어의 한계 속에 갇혀있는 김희선.


거친 편집본의 뉴욕 촬영장면에서 김희선의 한층 성숙한 연기가 돋보였다.


김희선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바라본다면 드라마에 빠져들기가 쉬울 터.


촬영장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는 칭찬을 듣고 있는 그는 "늘 연기를 할 당시에는`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는데 막상 화면에 나오면 창피할 때가 많다. 그렇지만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며 "두 배우 모두 상대방을 배려해줘 연기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극중 가수로 등장하는 김희선은 2-5곡의 노래를 직접 부를 계획이다.


연정훈은 `송승헌 대타'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뗀 모습을 보였다.


"건우라는 배역에 송승헌 외에 떠오르는 인물이 없다는 생각에 걱정 많이 했는데 정훈이 뉴욕에 오자마자 순식간에 건우가 됐다"는 동료 배우 홍석천의 평이 아니더라도 연정훈은 자신의 숨겨놓았던 매력을 쏟아냈다.


오랜 미국 생활 덕에 자연스러운 영어 연기는 극에 녹아들고, 미식축구와 카레이싱을 즐겼던 취미를 드라마에서 풀어놓았다.


그는 "언젠가 맡아보고 싶었던 캐릭터를 빨리 맡게 됐다. 미국으로 향하기 전 감독,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건우라는 인물에 대해 빨리 동화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4-8회 등장할 미국 뉴욕 촬영분은 유철용 PD의 장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웅장하면서도 인물의 심리를 놓지 않는 섬세함이 엿보인 것.


화려한 캐스팅, 숱한 화제를 시청자들의 관심으로 유도하려면 다른 무엇보다도`진정성이 담겨 있는 내용과 연기'라는 단순한 필요조건을 충족시켜야 할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