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차기 대통령을 확정하는 국민투표가 오는 9월 실시되고, 이어 임기 5년의 새 의회를 뽑는 총선도 오는 11월 치러진다. 이집트 의회는 오는 10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4차 6년 임기가 끝남에 따라 5월까지 대통령 후보를 지명하고, 9월 중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1일 발표했다. 관영 MENA 통신은 집권 국민민주당(NDP)의 사프와트 알-샤리프 사무총장을 인용,오는 5월 대통령 후보를 지명할 것이라고 2일 보도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5차 연임 의지를 아직 공개 표명하지 않고 있으나, 빡빡한정치일정으로 미루어 새로운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오는 10월 12일 이후 6년 임기를 새로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집트 언론과 정치 분석가들 사이에 지배적이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1981년 암살된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에 이어 집권, 23년째통치하고 있으며 오는 10월 4번째 6년 임기가 끝난다. 현행법상 대통령은 의회가 지명한 단독 후보를 놓고 찬반 국민투표로 결정한다. 집권당이 장악하고 있는 의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지지로 지명된 단독 후보를 놓고 국민투표에서 찬반을 결정한다. 이집트 의회는 현 정기회기가 끝나는 오는 5월 특별 총회를 열어 대통령 후보를확정하고, 9월 찬반 국민투표에 부칠 계획이다. 한편 임기 5년의 의회를 새로 뽑는 총선이 오는 11월 둘째주에 실시된다고 카말알-샤즐리 의회 담당 국무장관이 발표했다. 2000년에 치러진 총선은 각종 폭력과 부정시비로 얼룩졌다. 야당 후보 지지자들의 투표 참여가 방해를 받고 정부 관리들이 선거인 명부작성에 개입하는 등 광범위한 관권 개입이 이뤄졌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총선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끄는 NDP는 전체 의석의 85%를 석권했다. 항간에는 무바라크 대통령이 자신의 아들이며 NDP 정책위원회 위원장인 가말 무바라크를 후계자로 내세울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으나 무바라크 대통령은 부자권력 승계설을 누차 부인했다. 야당과 진보적 지식인, 종교 지도자들과 인권단체들은 대통령 간선제를 폐지하고 복수후보가 출마하는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의회는 개헌 가능성을 일축했다. 헌법에 따라 대통령 임기는 6년이지만 무제한 연임이 가능하며, 사다트 대통령암살 직후 발동된 비상계엄도 23년째 유지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