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아무래도 미국 달러가치의 약세국면이 어디까지 진행될 것인가가 최대 현안이다.


여러 변수가 있으나 선진국들의 달러약세에 대한 입장과 2003년 9월에 합의된 '두바이 선언'이 과연 유지될 수 있는가가 관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달러약세는 경상거래면에서 수출경쟁력을 높여 경기회복과 경상수지적자를 줄일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반면 지나친 달러가치 하락은 자본시장에서 자금이탈을 초래해 민간소비와 경기가 둔화되는 역(逆)자산 효과가 우려된다.


일본도 지나친 달러약세(엔강세)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건이 못된다.


비록 경기가 살아나고 있긴 하지만 엔고(高)에 따른 디플레 효과를 수용할 수 있을 만큼 회복세가 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정은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유럽이 일본보다 더하다.


따라서 올해 국제금융시장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경기에 문제가 없는 미국은 아시아 국가와의 무역불균형을 줄이는 일이 시급하다.


유럽과 일본은 완만한 경기회복세를 끌어올리는 대신에 중국을 비롯한 일부 개도국들은 경기과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외환시장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달러약세 유도방안이다.


지난 2년 간 열린 선진국간의 회담에서 앞으로 국제통화질서는 달러약세를 골간으로 하는 유연한 체제를 유지해 나가자는 '두바이 선언'에 합의하고 거듭 확인해 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만약 미국이 두바이 선언을 무시하고 모든 통화에 대해 달러약세를 유도해 나간다면 올해 통화마찰이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최악의 경우 다른 나라들이 통화가치 하락, 달러표시 자산매각으로 맞대응할 경우 세계경제는 공황이라는 깊은 나락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올해는 미국과 다른 나라들간의 타협이 꾸준히 시도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저축률을 제고시켜 스스로 경상수지적자를 줄여나가는 동시에 다른 나라들은 일정수준의 달러약세를 용인해 줌으로써 국제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저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금리를 계속 인상해 나갈 수밖에 없다.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면 영국 등 선진국 뿐만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개도국들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


올해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변수는 원자재 가격의 향방이다.


특히 국제 금값의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금값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달러가치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기존의 순수투자수단인 주식과 채권,부동산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재테크용 금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금값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미국의 경상수지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6%에 달할 정도로 위험 수위를 넘은 점을 감안하면 달러가치의 약세 국면이 상당기간 지속돼야 어느 정도 축소가 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금을 제외한 원유 등 다른 원자재 가격의 절대수준은 지난해보다 안정될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고공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기 둔화와 헤지펀드 활동 위축으로 원자재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가채매장량 감소로 생산비용이 높아져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또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될 경우 산지의 공급조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