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넘보지마' 삼성, LG, 샤프 등 한.일 업체들이 잇따라 설비투자계획을 발표, 표준화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위해 7세대 이상의 TV용 대형 LCD 생산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반면 당초 올해 한국을 제치고 LCD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대만업체들은적자 등의 여파로 투자에 `주춤'하는 양상이어서 한국과 대만간 격차가 더 벌어지는동시에 일본업체들의 한국.대만 `따라잡기'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LCD 패널 가격이 내년에도 큰 폭의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되는 데더해 한.일 업체의 의욕적인 투자로 생산량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LCD TV시장 규모도 본격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7세대 이상 `잰걸음' =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탕정 LCD 단지내 두번째 라인인 LCD 7-2 라인 투자에 본격 착수, 2006년 상반기께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27일 발표했다. 7-2라인에는 골조공사에 들어가는 2천867억원을 포함, 총 3조원 이상이 투입될예정으로 생산규모는 7-1라인(월 6만매)을 상회할 전망이어서 내년 3월 7-1라인 양산에 이어 2006년 상반기 2라인까지 본궤도에 오르면 7라인에서 월 12만대 이상의 LCD 패널이 생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2라인의 기판 규격은 7-1라인의 1870×2200㎜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LG필립스LCD도 6세대 진영 업체로는 처음으로 이달 초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의 첫번째 LCD 공장인 7세대 라인 투자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LG필립스LCD는 7세대 라인에 총 5조2천970억원을 투자, 2006년 상반기부터 가동에 들어가고 생산능력은 초기 월 4만5천장에서 9만장 수준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유리기판 크기는 세계 최대인 1950×2250㎜로 확정됐다. 삼성과 LG의 공격적 설비 확충 움직임에 질세라 샤프도 이달 들어 최대 2천억엔을 투입, 미에현에 대형 LCD TV 패널 공장 설립해 2006년부터 가동에 들어가겠다는청사진을 내놨다. 샤프는 신규 공장에서 7세대 또는 8세대 모델을 생산하겠다고 밝혀 7세대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8세대로 넘어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샤프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올 초 가동에 들어간 6세대 공장도 내년까지 5만2천장 규모로 생산능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히타치.마쓰시타.도시바 등 일본 LCD업체 3사의 합작법인인 `PS 알파 테크놀로지'도 2006년께 6세대 라인 가동에 가세한다. 이처럼 한.일 업체들이 대형 LCD 라인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대만을 따돌리고 대형 TV용 LCD 표준화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삼성의 40인치, 46인치와 LG필립스LCD의 42인치, 47인치가 시장 장악을 위해 정면으로 격돌할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이미 45인치를 내놓은 샤프도 차기 라인 건설을 통해 40인치대 이상의 대형 LCD에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대만업체들 `주춤'..LCD 업계 시장재편 예고? = 삼성, LG필립스LCD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가 공세'로 시장을 파고들었던 대만업체들은 올들어 계속된 패널 가격하락폭을 견디지 못해 3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투자 계획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태다. 세계 3위의 LCD업체인 대만 AU옵트로닉스는 올 하반기 6세대 라인 투자를 유리기판 투입 기준으로 당초 12만장에서 9만장으로 축소했고 7세대 장비 반입시점도 2007년 1월보다 6개월 늦춘 7월로 미뤘다. 대만의 한스타와 QDI도 6세대 투자 규모를 당초 6만장에서 3만장으로 줄였고 4위 업체인 대만 치메이 옵토일렉트로닉스(CMO)도 오는 2006년 완공 예정인 7.5세대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00년만 해도 시장점유율 5.2%에 불과했던 대만은 몇 년사이 급격한 속도로 한국을 추격하면서 올해 시장점유율 42.2%로 한국(41.4%)을 제칠 것으로 디스플레이서치 등 시장조사기관은 연초에 예상했다. 그러나 LCD 시장의 주류를 이루는 대형(10인치 이상) 시장만 하더라도 올 1-10월 출하량 기준으로 한국 4천900만대, 대만 4천400만대, 매출 기준으로는 한국 131억달러, 대만 103억달러로 한국이 출하량과 매출량 모두에서 앞서고 있어 당초 관측과는 달리 한국이 올해 1위 자리를 고수할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한국의 7세대 이상 투자 가속화로 한국업체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승산이크고 일본업체도 대만업체들을 누르기 위해 맹추격하고 있어 대만업체들의 `입지'는당분간 더 불안하게 됐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LCD업체간 구조조정과 함께 시장재편도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LCD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는데 더해 최근 LG필립스LCD가 내년 상반기LCD 패널 가격이 10-20% 가량 추가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 가격 인하 경쟁에 불을지핀 가운데 한.일업체들의 공격적 증산 행보에 따른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LCD TV 시장 확대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