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3일 현정국상황과 관련, "세상사가 자기 마음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너무 무리하거나 조급하게 굴지 말고 차근차근 풀어나가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로부터 4대 법안 등을 논의하고 있는 여야 `4인 대표회담'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이 같이 밝혔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 참석자는 그러나 `무리하지 말라'는 노 대통령의 언급이 4대법안 처리와 관련한 속도조절을 주문한게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 "일반론적인 말씀이었을 뿐 4대입법 처리문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노 대통령은 내년 국정운영 기조와 관련, "모든 문제의 근원은 경제이며 내년에 경제회생에 주력하겠다"면서 "택시업계와 부동산업계 등이 어려운데 내년에는 경제 회생에 총력을 기울이고 특히 중소기업 살리기에 많이 노력하겠으며 연구개발(R&D) 자금을 중소기업들에 많이 풀어야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어려운 시기에 당이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잘 될 것으로 본다"며 당 지도부를 격려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국회 정상화에 대해 "지금도 당정분리가 돼있고 모든 것은 당과 국회에서 알아서 할 일이지만 국회가 정상화된 것은 잘 된 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해외순방을 통한 정상외교 결과를 설명하면서 "프랑스의 경우70년간 100여명의 총리가 바뀌었으나 지금도 세계5대 강국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결국 능력있고 역량있는 정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으며 나도 그런 정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정부혁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내년초로 예상되는 내각개편과 북핵 문제, 개각시 여당 인사 입각, 분권형 국정운영, 그밖의 정치현안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이병완(李炳浣)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날 송년회 성격으로 3시간여 진행된 만찬에는 정부측에서 이해찬(李海瓚) 총리와 김근태(金槿泰) 보건복지, 정동채(鄭東采) 문화관광 장관이, 우리당에서 이부영(李富榮) 의장과 천 원내대표 외에 문희상(文喜相) 김혁규(金爀珪) 임채정(林采正)한명숙(韓明淑) 이미경(李美卿) 의원이, 청와대에서 김우식(金雨植) 비서실장과 이병완 수석 등이 각각 참석 또는 배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고형규 김재현기자 cbr@yna.co.kr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