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축구팬들은 19일 축구 대표팀이 한국에 큰 점수 차로 패배하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고 독일 언론이 보도했다. 공영 ZDF방송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3대 0으로 일본에 이긴 뒤 한국전에서는 11명 가운데 5명의 포지션을 바꾸는 등 변화를 시도했으나 감독 취임 이후 6번째인 이 경기에서 무너지며 첫 패배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주전인 미카엘 발락은 "한국팀이 매우 공격적이었으며, 우리는 한국에 결정적찬스들을 허용한 반면 우리 팀엔 골 운이 따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베른트 슈나이더는 "전반전의 좋은 기회들을 살리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고 분석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ARD 방송 인터뷰에서 "독일 대표팀과 그 경기 내용에 만족하며,선수들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고 자위하면서 "한국전 패배가 '큰 문제(Beinbruch)'는 아니며 (팬들에게)패배를 사과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ZDF 방송은 독일팀이 별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치 못했으며, 잦은 선수교체로 혼란스러워 한 반면 한국팀은 차두리를 비롯한 공격진이 전광석화와 같은 빠른 공격을 펼쳐 독일을 패배시켰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많은 독일 교민들은 가정이나 음식점 등에 삼삼오오 모여 경기를 지켜보다 한국이 3대1로 승리하자 환호성을 질렀다. 베를린의 한 식당 주인은 "며칠 전부터 가게 문에 경기가 열린다고 광고지를 붙여놨지만 일요일인데다 독일 스포츠 전문 채널도 생중계해 손님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꽤 많은 분들이 와 함께 응원하며 즐겼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팀이 월드컵 예선을 꼭 통과해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뛰는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 유학생은 "이번엔 비기기만 해도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큰 점수 차로 이겨 기쁘다"면서 "내일부터 독일 사람들에게 표정관리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