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치권은 7일 내각 해산과 개헌(改憲) 문제 등을 놓고 여전히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야당 후보인 빅토르 유시첸코측은 이날 레오니드 쿠츠마 대통령이 내각을 먼저해산하면 대통령 권한 약화를 골자로 한 개헌안에 동의할 수 있다고까지 밝혔다. 하지만 쿠츠마 대통령은 먼저 의회가 개헌안을 의결해야 내각 해산, 선거법 개정 등이 가능하다고 주장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쿠츠마 대통령은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가 7일부터 휴가를 떠난 상황에서총리에 대한 해임과 내각 해산은 실시할 수 없다며 야당의 내각 사퇴 요구를 사실상거부했다. 쿠츠마 대통령은 야누코비치 총리의 휴가기간 동안 니콜라이 아자로프 제1 부총리를 그의 임무 대행으로 임명했다. 쿠츠마 대통령은 이날 새벽 여야 후보와 국제 중재단과 3번째 협상을 마친 뒤내각 해임과 선거법 개정, 중앙선관위 재구성을 약속했지만 이날 오후 블라디미르리트빈 의회(라다) 의장과 정당 대표들과 회동을 가진 뒤 "어떠한 합의에도 이르지못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쿠츠마 대통령은 중앙선관위 교체는 단행할 것이며 선거법 개정의 필요성도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개헌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의회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비상총회를 열고 부정 방지를 위한 선거법 개정안과 헌법 개정안에 대해 논의를 벌였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편 야누코비치의 선거 총책을 새로 맡은 타라스 체르노빌 의원은 "쿠츠마 대통령이 더 이상 야누코비치를 지원하지 않으며 유시첸코를 지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쿠츠마의 사위이자 드니프로페트로프스크 파벌을 이끌고 있는 빅토르핀추크 역시 향후 그의 사업을 보호받기 위해 유시첸코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법원과 중앙선관위에서 야누코비치 진영의 대표해 활동했던 스테판가브리쉬 의원도 야누코비치를 위한 선거 활동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병호 특파원 jerom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