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국빈방문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3일(이하 한국시간)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과 관련, "국제 평화와 안정유지에보다 중점을 두는게 바람직하다는 점에서 한국군은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다"며 "따라서 우리도 파병연장을 할 생각이고, 파병연장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전날 약 50분간 녹화해 이날 오전 방영한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테러와의 전쟁에서 세계와의 협조가 필요하며, 한국인들은 전반적으로 파병과 파병연장을 지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북의 핵무기 개발계획으로 북핵위기가 궁극적으로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북핵 보유는 절대 용납할 수 없고, 국제사회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북한의 핵문제(nuclear issue)는 비교적 잘 관리돼 왔고 앞으로도 잘 관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북핵문제는 6자회담의 틀 내에서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어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라크보다 더 위험한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단순히 비교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느 경우가 더 큰 핵능력을 갖고 있느냐가 판단의 결정적 요소는 아니라고 본다"며 "어느 경우가 더 위험한가 하는 것은 전반적 국제질서 내에서 여러 요소를 감안해 평가해야 할 성질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선 "압박이나 체제교체와 같은 방법으로 북한을 궁지로 몰아넣기 보다는 개혁과 개방화를 유도해 북한 사람들의 전반적 생활수준과 정치적 권익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북핵문제와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너무 유연하고 포용적이라는 일부 비판에대해 노 대통령은 "역사는 무력 사용이 보다 많은 문제를 초래했음을 말해주고 있다"며 "현상도 전적인 문제에 대해선 언제나 다른 평가와 견해가 있기 마련이나 화해와포용중심의 제 기조는 앞으로 성공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이 유엔 등 국제사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직접 명확하게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함께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경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노 대통령은 "미 정부가 강경 입장이라기보다는 정부에 영향을 미치는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 북한의 정권교체에 대한 요구, 그리고 강경책 구사에 대한 주장이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중인 미국과의 공조에 대해 "한미 양국은 공조의 필요성에 대해 서로 잘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조복래 고형규기자 cbr@yna.co.kr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