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의 할머니가 젊은 사람도 힘들다는 '변액보험 판매자격사' 시험에 당당히 합격해 화제다. 주인공은 대한생명 일산지점 교하영업소의 이영숙 생활설계사(70). 그는 지난 10월 실시된 변액보험 판매자격사 시험에 최고령으로 합격했다. 변액보험이란 보험과 투자가 합성된 개념으로 운용수익률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상품. 초저금리시대를 맞아 최근 보험시장에서 최고의 인기상품으로 등장했다. 성격이 이런 만큼 변액보험을 팔려면 보험은 물론 주식 및 채권 등 다양한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 이렇다보니 변액보험 판매자격사 시험의 합격률은 평균 30%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설계사가 이 어려운 시험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은 것은 지난 2003년. 변액보험이 보험업계의 간판상품으로 등장하면서부터다. 이 상품을 팔기 위해선 '변액보험판매관리사' 자격증을 따야만 했다. 그래서 지난 2003년 6월 처음 시험을 치렀으나 보기좋게 낙방하고 말았다. 그러나 낙심하지 않고 도전을 거듭,네번째 만에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었다. '3전4기'의 신화를 창조한 셈이다. 이 설계사가 보험영업을 시작한 것은 55세 때인 지난 90년. 공직생활을 하던 남편이 정년퇴임을 하면서 고향도 아닌 경기도 파주에서 설계사 생활을 시작했다. 첫달 수당은 18만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타고난 성실성과 온화한 품성,진실된 고객섬김을 바탕으로 열심히 활동한 결과 실적이 눈부시게 좋아져 10년 만인 지난 2000년엔 억대연봉 설계사 반열에 올랐다. 대한생명에서 최고령 억대연봉설계사로 연도대상을 받기도 했다. 승승장구하던 이 설계사에게 위기가 찾아온 것은 지난 2002년 8월. 난데없이 갑상선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일을 통해 병을 이긴다는 신념에 따라 간단한 수술 후 업무에 복귀,지금은 '변액보험 박사'로 통하고 있다. 이 설계사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라며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부지런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