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9억원 이상의 주상복합아파트와 고급 빌라가 종합부동산세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주 청약을 받았던 이들 고가주택은 무더기로 미달되는 사태를 빚었다. 이에 따라 분양을 준비 중인 업체들은 분양 전략을 전면 수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분양가 9억원 이상 대규모 미달 서울 10차 동시분양에 참여한 종로구 사직동 '광화문 스페이스 본'의 경우 분양가가 9억원을 넘느냐 여부에 따라 청약경쟁률이 극명하게 갈렸다. 분양가 6억9천만∼8억4천만원 수준의 40평형대 31가구는 1순위 청약에서 3가구를 제외하고 모두 마감됐다. 그러나 분양가 9억3천만∼10억1천만원의 50평형대는 1백7가구 모집에 3명만 청약했다. 5개 평형 중 2개 평형에는 청약자가 하나도 없었고 3개 평형에만 1명씩 신청했다. 풍림산업 관계자는 "분양 중에 갑자기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 발표되는 바람에 실수요자들이 더욱 몸을 움츠린 것 같다"고 말했다. K사가 지난주 청약을 받은 성남시 수정구 소재 고급 빌라도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주 3순위까지 청약을 받은 결과 7개 평형 모두 미달됐다. 이 고급 빌라의 분양가(14억4천만∼19억3천만원)는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인 9억원보다 최소 5억원 이상 높다. K사 관계자는 "세금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는 상류층을 겨냥한 상품인 만큼 시간 여유를 가지고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분양 전략 전면 수정 움직임 종합부동산세 도입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양 상품은 △서울시내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서울·수도권의 고급 빌라 △강남권의 50평형대 이상 아파트 등이다. 부유층을 타깃으로 하는 이들 상품은 대부분 분양가가 9억원을 넘는다. 종합부동산세 도입이 결정되면서 분양을 준비 중인 업체들은 분양전략을 전면 수정할 움직임이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분양평형 하향조정이다. 포스코건설 조대형 마케팅팀장은 "도심에서 공급되는 50평형대 이상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가는 9억원을 넘어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분양하는 단지는 가급적 분양평형을 40평형대로 하향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담동에서 고급 빌라를 활발하게 공급 중인 대우건설 관계자도 "단독주택을 고급 빌라로 개발하는 사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 같다"며 "평형을 줄이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