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아테네올림픽 챔피언 유승민(삼성생명)이 지난해 세계선수권 준우승자 주세혁(상무)과 실업탁구 왕중왕을 가리게 됐다. 또 여자는 아테네올림픽 여자복식 은메달리스트 이은실(삼성생명)과 `녹색테이블의 무명 반란'을 일으킨 실업 1년차 이은희(단양군청)가 패권을 다툰다. 유승민은 6일 의왕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삼성생명 비추미배 MBC왕중왕전 남자단식 8강전에서 자신의 올림픽 금메달을 조련했던 김택수(KT&G) 플레잉 코치와의 사제대결을 4-1 승리로 장식한 여세를 몰아 준결승 상대 김정훈을 4-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아테네올림픽 때 만리장성을 허물고 16년 만에 남자단식 금메달 쾌거를이뤘던 유승민은 2003세계선수권에서 신기에 가까운 커트 묘기를 선보이며 대회 출전 사상 한국 남자 최고의 성적을 거뒀던 주세혁과 결승에서 격돌한다. 둘은 2004월드컵에 나란히 출전했으나 유승민은 연습 부족과 컨디션 난조로 16강 탈락한 반면 주세혁은 4강에 오르며 선전했으나 이번 대회에서 김택수 코치와 국내 정상급의 오상은(KT&G)을 나란히 꺾으며 상승세를 타 불꽃 승부가 예상된다. 이날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8강에서 성사된 유승민과 김택수 코치간 사제 대결. 김 코치는 지난 2월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음에도 녹슬지않은 파워 드라이브를 과시했고 유승민 역시 `탁구황제'의 명성답게 절정의 기량을뽐내며 최고의 명승부를 연출했다. 올림픽 후 부상 여파와 연습 부족으로 컨디션 난조를 보인 유승민은 첫 세트를듀스 접전 끝에 15-13으로 따내고도 김 코치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말려 듀스 대결을 펼친 2세트를 10-12로 내줬다. 세트스코어 1-1로 균형을 허용한 유승민은 3세트 들어 안정적인 쇼트와 좌우로꽂아넣는 강한 포어핸드 드라이브 공격이 살아나며 체력이 떨어진 김 코치를 밀어붙여 12-10으로 이겨 물꼬를 틀은 뒤 4, 5세트도 내리 이겨 승리했다. 또 8강 상대 오상은을 4-2로 꺾고 고비를 넘긴 주세혁도 준결승에서 유망주 이정우(농심삼다수)에게 첫 세트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2세트를 21-19로 이겨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결국 4-2 승리를 거두고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여자부에선 올해 대구 경일여고를 졸업한 `새내기' 이은희가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을 잇따라 물리치며 결승에 올라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이은희는 8강에서 아테네올림픽 여자복식 은메달리스트 석은미를 4-3으로 누른뒤 준결승에서도 수비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동메달을 딴 여자간판 김경아(이상 대한항공)마저 4-0(11-7 11-4 11-7 11-8)으로 제압했다. 올해 전국체전에서 준우승했던 이은희는 4강에서 김민희를 4-3으로 따돌린 경일여고 10년 선배 이은실(이상 삼성생명)과 상금 1천만원이 걸린 우승컵을 다툰다. (의왕=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