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이후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한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1일 "평화를 위해 모든 여생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와 함께 광주를 방문, 국립 5.18묘지를 참배한 뒤 전남 담양 관광호텔에서 광주지역 인사들과 만찬을 가진 자리에서"대통령을 마쳤으면 정치를 안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국내 정치는일절 간섭하지 않고 오직 평화를 위해 남은 생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평화와 관련한 과분한 상(노벨상)을 받기도 했다"며 "한반도의평화와 새계의 평화, 가난한 사람들의 평화, 고통받은 사람들의 평화를 위해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일과 국민의 정부에서 했던 일 등을 말할 수 있는기회를 갖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작은 섬에서 태어나 대통령을 하고노벨상까지 받게된 것 모두 전라도민의 은혜를 입어 비롯됐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전라도민들은 제가 대통령 선거에 졌을 때나 당선됐을 때나 변함없이 도와줬다"며 "이런 전라도민을 실망시키지 않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일념으로일해왔고 지금 현재도 그런 신조로 살고 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전라도민은 동학혁명, 임진왜란, 광주학생운동 등 예부터 국난이 닥칠때마다 목숨을 아끼지 않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왔다"며 "특히 5.18 광주의거는세계사적으로로도 유래가 없는 도덕성 높은 민주주의의 발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인권위와 의문사진상규명위 설치, 5.18 묘역 국립묘지화, 제주 양민학살사건 명예회복, 민노총과 전교조 합법화, 외환위기 극복 등 국민의 정부시절 업적을 나열하고 "이같은 것들이 바탕이 돼 우리나라는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국가가 됐다"고 말했다. 김 전대통령은 대통령 재직시절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을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북한핵에 대한 해법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철저한 검증을 받는 대신 미국은 북한에 대한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제재를 풀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적화통일 생각을 버리라고 말하면서 남한도 흡수통일을 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설령 지금 당장 흡수통일을 할 경우 남한경제가 파탄이 난다고 말해 김위원장을 설득시킬수 있었다"고 공개했다. 김 전대통령은 이밖에 "군부독재 시설 일시적으로 살지만 영원히 죽는 길과 일시적으로 죽지만 영원히 사는 길 중 양자택일의 순간이 왔을 때 죽음이 두려웠지만후자의 삶을 택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광주=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sw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