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워싱턴 정가에서는 벌써부터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행정부,특히 외교안보 진영이 어떻게 개편될지에 관한 논의가 무성하다고 뉴욕 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부시 행정부의 주요인사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보다는 자기 색깔을 강조해왔고 부시 대통령도 이를 말리기는 커녕 오히려 부추기는 스타일이어서 어느 직책에 누가 포진하는지가 외교안보 정책의 방향을 결정짓는데 매우 중요하다면서 정가에 나도는 하마평들을 소개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부시 2기' 행정부 외교안보 진영 재편의 핵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다. 럼즈펠드 장관 자신은 퇴임이 아부 그라이브 포로학대 등을 미리막지 못했다는 비난을 인정하는 결과가 되는데다 군 구조개편 등 역점사업을 마무리짓고 싶어 하기 때문에 유임을 원하고 있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하고 있다. 그러나 선제공격 전략을 강조하고 기존 동맹국과의 불화를 빚을 발언도 마다않는 그가 물러날 경우 후임으로 누가 오느냐에 따라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 전반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럼즈펠드 장관이 물러난다면 그의 후임이 될 가능성이 있는 인물로는 콘돌리자라이스 현 백악관 안보보좌관,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등이 꼽히고 있으며 가능성은 작지만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나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거론되고 있다. 아부 그라이브 포로학대 사건에 관한 사전 대비나 전후 이라크 안정화 문제 등에 관해 럼즈펠드 장관과 대립해온 라이스 보좌관이 펜타곤의 수장 자리를 이어받게된다면 미국의 기존 외교안보 정책에는 혁명적인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라이스 보좌관은 스탠퍼드대 교수진을 이끈 경험 이외에는 대규모 관료조직을 지휘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 약점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행정부내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대표격인 울포위츠 부장관이 장관으로 승진한다면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은 더욱 강경한 노선을 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울포위츠 부장관은 너무나 매파 색채가 짙고 이라크 전쟁 계획 입안에 대한 책임론이 뒤따르고 있어 상원의 인준을 통과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파월 장관은 `부시 2기' 행정부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그의 측근들은 "20% 정도는" 유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특히 사사건건 대립해온럼즈펠드 장관이 물러난다면 유임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질 것이라고 주변 인사들은분석하고 있다. 만일 파월 장관이 물러난다면 그 자리는 도널드 에번스 상무장관이나 톰 리지국토안보부 장관 등 부시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이 두터운 인사가 물려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자기 스타일이 강하지 않은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국무장관이 된다면 차기 행정부의 외교정책에는 백악관의 입김이 좀더 강해질것으로 관측된다. 국무장관 하마평에는 그동안 행정부의 이라크전 수행방식을 강하게 비판해온 리처드 루가 상원의원과 존 댄포스 신임 유엔주재 대사도 오르고 있다. 이들 가운데한명이 국무장관이 되면 좀더 급격한 변화가 초래될 것으로 점쳐진다. 라이스 보좌관이나 울포위츠 부장관은 국무장관 물망에도 오르고 있지만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라이스 보좌관은 경험부족이, 울포위츠 부장관은 인준 청문회 통과가능성이 문제다. 차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방향을 결정짓는데 또하나의 변수는 딕 체니 부통령이다. 체니 부통령의 막강한 영향력에 변함이 없다면 나머지 자리 바꿈의 의미는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분석했다. 타임스는 루이스 리비 외교안보 참모 등 체니 부통령의 최측근들이 2기 행정부의 주요 직책을 맞게 된다면 그들이 외교안보 정책의 주된 방향을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부시 2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진영 개편과 관련해서는 여러 시나리오가난무하고 있고 어떤 사람이 어느 자리에 앉느냐에 따라 방향이 크게 달라질 것이기때문에 부시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안보정책이나 동맹국과의 관계가 어떻게 설정될지 현 행정부 내 인사들도 종잡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한 고위급 외교관은 "솔직히 말해 존 케리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방향을 점치기가 `부시 2기'의 경우보다 더 쉽다"고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