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의 존 케리 대통령 후보는 13일 저녁 9시(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템피의 애리조나 주립대학에서 대선 종반 판세를 가릴 마지막 승부처인 3차 TV 토론을 갖고 안보, 일자리, 의료, 동성결혼, 낙태, 등 국내 쟁점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케리 후보가 1, 2차 토론에서의 선전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열린 이날토론에서 부시 대통령은 케리 후보의 상원 활동 경력과 통계 수치 등을 들어가며 케리 후보의 의료, 교육관련 공약은 결국 중산층의 세제 부담만 가중시키는 '허구' 이며 '주류에서 벗어난 좌파'라고 비판하는 등 적극 공세를 펼쳤다. 부시 대통령은 또 케리 후보가 동맹국들의 협조아래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것이라고 주장한데 대해 "케리 후보가 불법 도박이나 매춘에 비유하면서 테러를 '골칫거리'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말했는데 그런 태도는 위험한 것" 이라면서 테리스트들에 대해 공세적인 정책을 유지해야만 안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케리 후보가 상원의원으로서 98차례나 세금인상에 찬성하고 감세 정책에 127차례나 반대했다고 공격하고 케리 후보의 공약은 2조2천억 달러의 신규 지출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 재임 이후 5백만명이 의료 보험을 잃었다고지적하면서 "부시 대통령은 복지에 등을 돌림으로써 미국에는 아무런 의료체계가 없으며 붕괴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케리 후보는 자신의 의료정책이 정부 지출을 늘릴 것이라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일반 국민들이 의원들이 받는 의료혜택과 똑같은 혜택을 누리도록 광범위한 경쟁제도를 도입하고 주 정부가 맡고 있는 어린이 의료보장 제도를 연방 정부가 맡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은 20만 달러 고액소득자에 대한 감세조치를 철회하고 탈세를 봉쇄함으로써 공정한 경제 활동의 장을 만들고 중소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을 줄여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케리 후보는 이어 부시 대통령이 5조6천억 달러의 흑자 재정을 적자로 바꿔놓았다면서 등록금, 의료비용, 유가, 처방약품 등이 일제히 인상됨으로써 실질 임금의 감소를 가져왔다고 공격했다. 두 후보는 이어 동성결혼, 낙태, 불법 입국 등을 놓고 팽팽한 공방을 이어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1차 토론처럼 위축되거나, 2차 토론처럼 화를 내거나 하지않고 비교적 침착한 자세로 토론에 임했으며, 케리 후보는 토론의 명수라는 별명에걸맞게 시종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가며 부시 행정부의 실책을 급소를 찔러가면서 공격했다. 토론회 직전인 이날 오후 워싱턴 포스트가 인터넷판을 통해 발표한 여론조사에따르면 케리 후보가 처음으로 이 신문 조사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을 49%대 48%로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오차 범위안이어서 사실상 두 후보는 예측을 불허하는 막상막하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이날 시청자들은 대부분의 미국 언론들이 3차 토론 역시 부시 대통령에게 힘겨운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한 탓인지 부시 대통령이 과연 얼마나 선전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