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인근에 집중 배치된 북한군의 장사정포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군이 도입 운용중인 대(對)포병레이더인 AN/TPQ-36, 37의 성능이 주한미군의 동일기종 무기에 비해 작전능력 면에서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북한군은 장사정포 공격시 위치노출을 피하기 위해 전파방해공격(ECM)을동시에 수행할 가능성이 높지만 한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AN/TPQ-36, 37은 북한군의 전파방해에 대비한 능력(ECCM)을 갖추고 있지 않아 `무용지물'로 전락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지적됐다. 국회 국방위 송영선(宋永仙.한나라당) 의원은 13일 "한국군은 AN/TPQ-36, 37을 지난 90년부터 도입하면서 비싼 가격 때문에 풀 옵션(full option) 레이더를 구입하지 못하고 기본형만 도입해 북한의 장사정포 공격시 위치확인만 가능한 상태"라고말했다. 송 의원은 또 "북한군은 위치노출을 피하기 위해 전파방해공격을 동시에 수행할 개연성이 크지만 국군이 운용하는 AN/TPQ-36,37은 이에 대비한 능력이 없어 작전수행에 큰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주한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대포병레이다는 풀 옵션에다가 그동안 성능개량을 통해 북한의 장사정포 공격이 있을 경우 포의 위치와 포 및 포탄의 종류까지 확인이 가능하며 대(對)전파방해능력(ECCM)도 갖추고 있어 성능차가 큰 것으로 평가됐다. 송 의원이 AN/TPQ-36,37 제작회사인 미국 레이션사의 자료를 인용해 밝힌데 따르면 똑같은 AN/TPQ-37라고 하더라도 한국군 장비는 기억용량(메모리)이 64K로 미군장비의 절반(128K)에 불과하고, 미군장비들이 갖추고 있는 전파방해대응책, 자동측지장치, 전자지도 등을 갖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국군은 AN/TPQ-36 11대와 AN/TPQ-37 5대를 운용하고 있으며 AN/TPQ-36과37의 대당 가격은 각각 38억원, 144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한미군은 AN/TPQ-36과 37을 6대 운용해 왔으며 지난 6월 미 2사단 일부 병력을 이라크로 파병하면서 1대를 차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