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구명운동 등에 앞장서면서 `반국가단체'로 지목됐던 재일 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의 고국방문단이10일 인천공항을 통해 꿈에 그리던 고국 땅을 밟았다. 김정부 한통련 의장을 단장으로 한 146명의 방문단은 거주지역에 따라 모두 7편의 항공기에 분승해 이날 낮 인천공항에 잇따라 도착, 한통련 고국방문단 환영위원회(상임대표 최병모 변호사)의 환영을 받았다. 한통련 대표단의 고국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로, 2003년 9월 29명이 정부로부터 여행증명서를 받아 방한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방문단 전원이 정식여권을 발급받으면서 사실상의 명예회복이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정부 의장은 도착성명에서 "이번에 정식여권을 받아 입국하게 된 것은 실질적인 한통련에 대한 명예회복의 증거"라며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을 비롯한 관계당국에감사의 뜻을 전한뒤 "앞으로 한통련은 재일동포사회의 화합을 추진하며 조국의 자주통일에 기여할 수 있도록 분투할 것"이라고 밝혔다. 44년만에 방한한 곽동의(74) 전 한통련 의장은 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의 공식 여권을 받아 오게 돼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힌 뒤 "한국의 민주주의가 지속적으로 발전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병모 변호사는 환영사에서 "이번이야말로 공식적이고 완전한 고국방문을 이뤄냈다"면서 "한통련의 민주화 업적을 재평가받는 중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문단은 이날 오후 수유리 4ㆍ19국립묘지를 참배한 데 이어 백범기념관 컨벤션홀에서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다룬 앙상블공연 `그날을 위하여-분단시대에서 통일시대로 재일동포의 메시지'를 무대에 올렸다. 또 11일에는 광주 망월동 묘역을 참배하고 12일 광주에서 해단식을 갖지만 김정부 의장을 비롯한 한통련 중앙대표단의 경우 14일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을 면담하는 등 추가 일정이 잡혀 있다. 한통련은 1973년 당시 재일대한민국거류민단(한국민단)에서 갈라져 나온 한국민주회복통일촉진국민회의가 전신으로, 박정희 정권에 맞서다 1978년 대법원에 의해반국가단체로 규정된 바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hanarmd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