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무슬림들에게 조직적인 저항을 촉구하는 알-카에다의 새 메시지는 한국이 더이상 국제 테러공격으로부터 예외가 아님을 경고하고 있다. 범아랍 위성 방송 알-자지라는 1일 알-카에다 2인자 아이만 알-자와히리의 육성녹음으로 추정되는 테이프를 방송했다. 자와히리로 추정되는 인물은 무슬림 젊은이들에게 이슬람 세계를 침공한 "십자군 미국"과 전세계 동맹들의 시설을 공격하기 위해 지도부를 구성해 조직적인 저항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 등 이라크 공격과 점령을 주도한 국가들 외에도 한국과 일본,호주, 프랑스, 폴란드, 노르웨이를 거명하며 이들 국가의 이익시설들을 공격하라고요구했다. 자와히리 추정 인물은 한국을 두번이나 거명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유대국가(이스라엘), 한국, 헝가리, 폴란드군대가 이집트와 아라비아 반도, 예멘과 알제리에 진입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먼저 저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금 저항을 시작하자"며 "미국과 영국, 호주, 프랑스, 폴란드, 노르웨이, 한국, 일본의 이익시설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국가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체첸 침공에 가담했으며 이스라엘의 생존을 돕고 있다고 비난했다. 목소리의 주인공이 실제로 자와히리인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테이프가 언제 녹음된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이스라엘 방송은 지난달 27일 자와히리가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에서 체포됐다는 소문이 있다고 보도했다. 소문은 즉각 부인됐으며 그의 소재와 생사여부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과 함께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러나 목소리의 주인공이 한국을 공격목표로 지정한 사실로 미루어 한국 정부가 자이툰 부대의 아르빌 배치 완료를 공식 발표한 지난달 22일 이후 녹음됐을 가능성이 높다. 목소리가 자와히리의 것으로 판명될 경우, 알-카에다 지도부가 한국의 이익시설에 대한 공격을 경고한 최초의 사례가 된다. 한국은 아르빌 병력 배치를 완료함으로써 이라크 파병 규모에서 세계 3위로 떠올랐다. 따라서 한국이 알-카에다나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목표가 될 것이라는 것은 기정사실이 됐다. 국방부가 아르빌 병력 배치 완료를 공식 발표한 뒤에도 아랍권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아랍 정부의 논평은 전혀 없었고, 앗샤르크 알-아우사트 등 일부 신문들이 사실 보도만 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아랍권이 한국의 파병 당위성을 인정하거나 지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아랍권 22개국 협력체인 아랍연맹은 유엔안보리 결의를 거치지 않는 외국 군대의 이라크 파병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가 이끄는 알-타우히드 왈 지하드(유일신과 성전) 등이라크 내 무장 저항단체들은 이라크 파병국에 대한 보복을 누차 경고한 바 있다. 알-자지라가 방송한 녹음 테이프는 한국이 알-카에다의 공격목표에 포함됐음을공개 경고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