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쇼와 함께 세계적인 게임전시회로 꼽히는 제14회 도쿄게임쇼가 26일 일본 도쿄 인근 지바시 마쿠하리 메세 전시장에서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됐다. 일본컴퓨터엔터테인먼트협회(CESA) 주최로 열린 도쿄게임쇼에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마이크로소프트(MS).EA 등 세계 117개 게임업체가 참가해 총 461종의신작 게임을 선보였다. 이는 작년 111개 업체가 508개의 게임을 내놓은 데 비하면 게임 가짓수는 다소줄었으나 참가업체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휴대용.모바일게임 약진 = 가장 두드러진 것은 소니(SCE)의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 'PSP(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로 105대의 실제 작동가능한 PSP 시제품과 '진 삼국무쌍', '모두의 골프', '메탈기어 애시드' 등 게임 22개가 최초로 공개됐다. 소니의 PSP 대형 부스 한가운데 설치된 자동차 크기의 초대형 PSP 모형은 PSP게임 동영상을 상영하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부스에 장착된 PSP 시제품앞에는 직접 게임을 해보려는 사람들로 하루 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소니는 벽에 전시된 PSP 40여대 이외에도 PSP를 휴대한 30여명의 도우미를 부스에 배치해 방문객들이 요청하면 즉석에서 게임을 할 수 있게 도운 반면 기존 플레이스테이션2(PS2)용 게임들은 PSP에 밀려 부스 바깥 구석에 배치돼 소니가 차세대 기대주로 PSP에 기울이고 있는 무게를 짐작케 했다. 일본 개발사들 외에 미국의 초대형 게임업체인 EA까지 '타이거 우즈 PGA 투어'와 '니드 포 스피드 언더그라운드' 등 2개의 PSP용 게임을 발표해 소니의 행보에 힘을 실었다. 또 NTT도코모.KDDI 등 일본 이동통신업체들이 '진 여신전생', '바이오해저드','파이널 판타지 7' 등 기존 유명 게임들의 모바일 버전을 비롯한 모바일 게임 10여종을 내놓으면서 모바일 게임들도 큰 흐름을 이뤘다. 그 결과 전체 출품작중 휴대용 게임기용 게임과 모바일 게임의 비중이 작년 21%에서 26%로 늘어나는 등 이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한국중심 온라인게임도 두각 = 온라인게임에 소극적이었던 일본 게임업체들이 세가(SEGA) 등을 필두로 본격 진출함에 따라 온라인게임 출품작도 작년의 51개에서 올해 80개로 크게 늘어났다. 세가가 '판타지스타 온라인 블루 버스트'와 '더비 오너즈 클럽 온라인', 코에이가 '대항해시대 온라인', 스퀘어 에닉스가 '프론트미션 온라인', 아틀러스(Atlus)가'진 여신전생 온라인' 등을 발표했다. 특히 세가는 세계적 개발자인 스즈키 유(鈴木 裕) 수석감독이 한국업체 제이씨엔터테인먼트 김양신 사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양사가 공동 개발중인 '쉔무 온라인'을 소개하기도 했다. 온라인게임 강국답게 한국 업체들의 선전도 돋보여 그라비티가 신작 온라인게임'로즈 온라인'의 일본내 공개 시범서비스를 게임쇼 첫날인 24일 전격적으로 시작해하루만에 가입자 1만2천명, 동시접속자 6천500명을 확보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엔씨소프트[036570]는 '리니지2'의 두번째 에피소드인 '크로니클 2: 풍요의 시대'를 '길드 워', '시티오브히어로', '알터라이프' 등 신작과 함께 일본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일본업체 중에서도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가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A3', '겟앰프드', '포트리스2', '탄트라', '서바이벌 프로젝트' 등 한국 온라인게임 6종을선보였다. 또 '프리프', '샷온라인', '프리스톤테일', '리버스' 등을 출품한 일본 포털사이트 익사이트(Excite)는 KT재팬, 한국게임산업개발원과 제휴해 앞으로 한국 온라인게임을 계속 내놓기로 해 일본업체들이 한국 온라인게임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고있음을 보여줬다. 게임산업개발원 산하 한국공동전시관에 참가한 14개 한국 중소업체들도 이진공작의 '디지댄스', 엔로그소프트의 '바우트', SR온라인의 '아드레날린 DOC' 등이 주목받으며 총 3천만달러 가까운 상담실적을 올렸다. ◇소니 PS2 등 '텃세' 여전 ='게임왕국' 일본의 게임쇼답게 일본이 강세인 게임기(콘솔)용 게임, 특히 소니를 필두로 한 일본 업체들의 압도적인 위치는 여전했다. 전체 출품작중 소니 PS2용 게임이 31.5%로 가장 많았으며 특히 '그란투리스모4','메탈기어 솔리드 3 스네이크 이터', '파이널 판타지 11' 등 대작들이 대부분 PS2에 집중돼 있어 PC게임 등은 상대적으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용 게임은 단 2.6%에 불과했으며 '거인' EA도 '반지의 제왕: 미들 어스 제3기', '니드 포 스피드2 언더그라운드' 등 유명 시리즈들을 투입했으나 썰렁한 반응속에 도쿄가 일본 업체들의 '홈그라운드'임을 재차 실감해야했다. (도쿄=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