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에 힘입어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인상을 서두르기보다 현재의 '신중한 속도(measured pace)'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지난 8월 미국 소비자 물가 지수는 0.1% 상승했고 식품과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핵심(근원) 소비자 물가 상승률 역시 0.1%로 예상했던 0.2%를 밑돌았다. 특히 핵심 물가 상승률은 지난 봄과 초여름에 급등세를 보인 후 3개월 연속 0.1%를 기록,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FT는 이같은 물가 동향으로 미뤄 FRB가 오는 21일 회의에서 0.25% 포인트 수준의 금리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FRB는 기본적으로 물가 상승세가 강할 경우 좀 더 공격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최근 2차례 연속 금리 인상폭을 0.25% 포인트로 결정하면서 아직까지 '중립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RBS그린위치캐피탈의 스티브 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8월 물가 관련 지표는 물가에 대한 FRB의 '완화된 태도'에 힘을 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또 전체 물가가 안정됨에따라 FRB입장에서는 유가 급등에 따른 경제 성장 둔화 위험을 감시, 관찰하기가 더욱 수월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린스펀 FRB의장도 지난주 하원예산위원회에 출석, 고유가 상황에도 불구하고 향후 수개월간 물가상승률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기면서 조심스럽게 경제 성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