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에 대한 준비 부족과 고령화,노사갈등으로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5%대에서 4%로 하락하는 구조적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전략산업을 육성하고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제도.인프라를 서둘러 구축하지 않으면 "영원한 2류 국가"로 전락할 것으로 우려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3일 서울 여의도 산은캐피탈 강당에서 의정연구센터 소속 소장파 국회의원 50명과 기업 경영자 50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경제재도약을 위한 10대 긴급 제언"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혔다. ◆구조적인 저성장 국면 진입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국민소득 1만달러 달성기(1990∼1995년)에는 7.0%였고 1만달러 달성 이후(1996∼2003년)에도 5.4%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부터 2010년까지 잠재성장률은 4.0%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잠재성장률이란 추가적인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는 고용 상태에서 달성할 수 있는 경제성장률을 말한다. 잠재성장률이 4%로 떨어졌다는 것은 저성장 시대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성장잠재력이 약화된 원인으로는 △내수 침체와 수출신장세 둔화 △미래 신(新)산업 결여 △낮은 고용률 △고비용 △고령화 △사회적 갈등 등이 꼽혔다. 고물가와 고용 불안으로 경제 주체들의 심리가 바닥을 헤매고,수출을 주도하는 반도체 휴대폰 등의 뒤를 이을 만한 신산업이 떠오르지 않아 미래 경쟁력도 불투명하다고 삼성연은 지적했다. ◆강소국(强小國)형 성장전략을 삼성연은 한국 경제가 '국민소득 1만달러의 덫'에서 벗어나려면 성장 친화적인 정책으로 '파이'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서는 네덜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 강소국의 성장전략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나라는 △역량 집중 △위험 감수를 통한 역동성 제고 △사회 합의를 통한 방향 설정으로 위기를 돌파한 경험을 갖고 있다. 삼성연은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미래 유망산업 발굴을 위한 5대 과제'와 '제도·인프라 구축을 위한 5대 과제' 등 10대 긴급 과제를 제시했다. 미래 유망산업 발굴을 위한 과제로는 △디지털 칸(한국의 디지털 실험장화) △네오 뉴딜(IT인프라 구축에 재정 투자) △소프트산업의 성장엔진화 △관광산업 활성화 △농업의 1.5차 산업화 등을 제시했다. 경쟁력의 기반을 이루는 제도·인프라 구축을 위한 과제로는 △세계화 △작지만 강한 정부 △글로벌 관점의 균형 발전 △관계지향형 금융중개시스템 △중소·벤처기업 자생력 배가 등을 제안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